새누리당이 8'9 전당대회에서 호남 출신의 친박계 이정현 의원을 당 대표로 선출한 것은 당내 친박의 영향력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박근혜 대통령의 충복을 자임한 이 대표가 선출됨으로써 박 대통령은 안정적인 국정 수행은 물론이고, 원활한 당청(黨靑) 관계를 복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임기 말의 대통령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바람직한 결과가 됐지만, 친박계의 밀어주기 논란으로 계파 싸움이 재점화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이정현 대표와 새 지도부가 해야 할 일은 산적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과제는 계파 청산이다. 국민은 집권여당이 패거리를 나눠 싸움질을 하는 것을 더는 지켜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념'노선 차이가 아닌, 당내 주도권 장악을 겨냥한 파벌 싸움은 국민들이 가장 혐오하는 짓거리다.
이정현 대표는 친박계의 중심인물인 만큼 선거 후유증을 치유하고 계파 청산을 위해 노력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계파 청산은 헤게모니를 쥔 친박계가 앞장서고 노력해야 가능한 것이지, 비박계로서는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다. 이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에 따라 권한이 대폭 강화된 '단일성 집단지도체제'의 수장인 만큼 계파 갈등 해소를 위한 과감한 탕평책을 쓸 필요가 있다. 이 대표는 "같은 계파는 잘 대해주고, 다른 계파는 더 잘 대해줘야 한다. 방향이 다르다고 적이 돼서는 안 된다"고 줄곧 강조했다. 그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이 대표가 보수정당 최초의 호남 출신 대표이고, 말단 당직자에서 출발해 오늘에 이른 만큼 새누리당에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전망하는 이들이 꽤 있다. 새누리당이 기득권정당, 친재벌정당, 웰빙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벗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 대표에게 거는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 대표는 '새누리당은 죽을 각오로 변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고 밝혔는데, 그렇게 되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
조원진 의원과 강석호 의원이 최고위원에 당선됨으로써 대구경북민의 요구와 희망을 전달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됐다. 두 최고위원은 정부의 정책 수립 및 결정 과정에서 자신들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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