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내에서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탈(脫)트럼프 행렬'에 속도가 붙고 있다.
'막말 트럼프'를 향한 실망감이 최근 불거진 '무슬림 비하' 논란에 폭발하면서 공화당 내부 분열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지는 상황이다.
9일(이하 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공화당 행정부에서 환경보호청(EPA) 수장을 지냈던 인사 2명이 '반(反)트럼프' 대열에 가세했다고 밝혔다.
미 환경보호청(EPA)의 전직 청장들인 윌리엄 D. 러켈스하우스와 윌리엄 K. 라일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는 환경 보호와 공중보건 수호라는 공화당의 유산을 파괴하려 든다"며 트럼프 대신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들처럼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공화당 인사들은 최근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다.
공화당의 수전 콜린스(메인) 상원의원은 전날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을 통해 "트럼프는 대통령의 필수 자질이 결여됐다"며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표를 주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스콧 리겔(버지니아)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신 자유당의 게리 존슨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지난주 애덤 킨징어(일리노이) 하원의원도 "나는 공화당원이기 이전에 미국인"이라며 트럼프 반대 의사를 밝혔다.
리처드 한나(뉴욕) 하원의원은 지난 2일 아예 트럼프가 아닌 클린턴에게 표를 주겠다고 선언했다.
리처드 닉슨과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행정부에서 국가 안보 고위 관료로 일한 50명은 최근 트럼프가 국가 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미 역사상 가장 무모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트럼프에 반대하는 내용이 담긴 연명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칼럼니스트인 폴 월드먼은 이날 WP 기고문에서 "한 명의 반대자가 다음 타자의 이탈에 동력이 되고 있다"며 공화당 내에서 펼쳐지는 반트럼프 도미노 현상을 해석했다.
월드먼은 "트럼프의 가라앉는 배를 공화당원들이 버리는 형국"이라고 강조했다.
폴리티코는 이처럼 다수의 공화당 지도급 인사들이 자당 대선후보를 저버리고 잇따라 클린턴을 지지하는 전례 없는 이탈 움직임이 어느 정도는 저절로 나타난 현상이지만, 대부분은 클린턴 캠프의 공화당 인사 영입 전략의 결과라고 보도했다.
이러한 노력은 클린턴 캠프가 10일 공개할 '힐러리를 지지하는 공화당원' 그룹의 공식 출범으로 절정을 이룰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익명의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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