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건 속으로] 항공사 임원 아들 사칭한 대학생 "승무원 면접·특채 보장"

여고생들 SNS에 접근 성희롱 행각 이어가다 피해사례 공유돼 발각

대구의 한 대학생이 항공사 임원 아들을 사칭해 승무원을 꿈꾸는 여고생들에게 접근, 성희롱한 사실이 드러나 비난을 사고 있다.

고교생 A(17) 양에 따르면 지난 2월 오전 4시쯤 한 남성으로부터 페이스북 메시지를 받았다. 자신을 서울대 졸업 후 모 항공사 인사과에 근무하는 이진성(26)이라고 소개한 이 남성은 "대한항공 임원의 아들이라 면접비법은 물론 특채까지 보장한다"며 A양에게 접근했다. 이후 이 남성은 A양과 지속적으로 전화통화를 하며 "전신 사진을 보내 달라" "집에 와서 안마를 해달라" "키스하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는 등의 이야기를 자주 꺼냈다. 당시 상당히 불쾌했지만 승무원이 되는 데 도움이 될까 싶어 연락을 이어갔다. 그러다 연락이 끊겼다.

A양이 이 남성 소식을 다시 듣게 된 것은 이달 초 예비 승무원들이 모인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였다. 커뮤니티에는 '여고생들만 골라 접근하는 남자'에 관한 글들이 잇따르면서 비슷한 경험을 한 학생들이 단체채팅방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특히 이 남성은 대구에 사는 몇몇 여고생을 직접 만나 성희롱했다는 제보도 쏟아졌다. 이 남성을 직접 만났다는 한 여고생은 "안으려고 하고 손을 잡으려고 해서 도망갔다"고 밝히기도 했다.

피해 학생들은 이런 정보를 공유해 '이진성'이라는 이름은 가명이며 실제는 대구의 모 대학에 재학 중인 김모(24) 씨라는 사실을 알아냈고, 해당 대학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 내용을 알렸다. 문제가 불거지자 김 씨는 이 대학 커뮤니티에 관련 내용을 시인하며 '1년간 휴학을 하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올렸다. 커뮤니티 관리자는 "김 씨가 학생증을 통해 본인인 걸 인정하고 잘못을 시인하고 싶다며 사과문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부 피해 학생은 "휴학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경찰 수사가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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