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간지의 효시는 1897년 2월에 창간된 '조선 그리스도인 회보'(발행인 H.G.아펜젤러)와 1906년에 창간된 '보감'(寶鑑)(발행인 안세화)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모두 종교단체가 선교를 목적으로 발행했던 것이어서 상업적인 주간지가 아니었다. 이 때문에 언론계에서는 1918년 9월에 창간된 '태서문예신보'(泰西文藝新報)를 본격적인 주간지의 시초인 동시에 한국 최초의 순문예 주간지라고 보고 있다.
광복 이후부터는 주간지 부재시대가 계속된다. 기동성의 결여로 속보성에서는 일간신문에 뒤지고, 심층해설 면에서는 월간잡지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간지 시대의 도래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본격적인 주간지 시대를 1960년대 말 유신의 역사와 때를 같이한다고 보고 있다. 당시 정권이 국민들의 관심을 정치가 아닌 연예 등으로 돌리기 위해 대중문화와 연예에 기반한 주간지 창간에 힘을 실었기 때문.
그때 탄생한 것이 우리나라 최초의 주간지인 '선데이 서울'이다. 서울신문이 1968년 창간한 선데이 서울은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해 9월 창간호는 발매 2시간 만에 6만 부가 매진될 정도로 대대적 성공을 거뒀던 것.
선데이 서울의 성공은 다른 신문사들이 앞다퉈 주간지 시장에 뛰어들게 만들었다. '주간경향'(週刊京鄕), '주간조선'(週刊朝鮮), '주간중앙'(週刊中央), '주간여성'(週刊女性) 등이 쏟아져 나오는 등 신문사 주간지 붐을 이뤘다. 하지만 이때 주간지들은 대부분이 오락성에 치중한 나머지 내용의 저속성을 면하지 못한 데서 사회의 지탄을 받기도 했다.
세종대 임종수 교수(신문방송학과)는 최근 열린 한 학술대회에서 '선데이 서울은 남성의 관음증을 최대화하면서 정치의 문제로부터 대중의 눈을 떼게 해 주고 여성을 상품화의 대상으로 한 정치'여가 산업'이라고 분석한 연구자료를 발표하기도 했다.
임 교수는 "선데이 서울은 군사정권의 문화통제 이데올로기와 자본주의 소비문화 시스템이 만든 '4천만의 통속잡지'"라면서 "1970년대 대중문화를 선도한 주간지가 대중의 일차적 욕망에 영합하면서 정치권력의 시녀라는 비판받을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단순한 저질의 잣대에서 한걸음 물러나 당시 주간지가 어떤 시대적 욕망을 드러냈는지 진지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시사주간지의 탄생
이러한 저급한 내용에 머물던 주간지는 1981년을 기점으로 교양지적인 내용으로 방향을 바꾸는 시도를 한다. 이후 시사주간지의 전성시대가 도래한다.
대구대 김성해 교수(신문방송학과)는 "1987년 6'29민주화선언과 함께 언론의 자유화가 이뤄지면서 시사주간지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면서 "당시 광고시장이 연평균 10%대 성장률을 기록했고, 중산층이 급속하게 증가하면서 이들의 욕구를 해소할 매체가 필요했는데, 시사주간지가 역할을 담당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디지털 모바일 혁명이 도래한 현재 시사주간지도 하향세를 타고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진단이다. 주간지의 역할이 점점 일간지와 뉴미디어에 잠식당하면서 설 자리를 잃고 있는데,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지역민과 밀착한 주간신문
지방자치제의 출범과 함께 등장한 지역 주간신문은 지역민과 밀착하고 있다는 장점을 통해 지금도 활발하게 성장 중이다. 1983년 매일신문이 창간한 '주간매일'은 독자들에게 서비스 차원의 무료신문이라는 점에서 다른 지역 주간신문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언론계에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 주간신문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경북대 이강형 교수(신문방송학과)는 "지역 주간신문은 전국의 최소 행정구역까지 씨실과 날실로 뻗어 있다. 지역인들의 삶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관찰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부분 지역 주간신문은 2005년 이후 창간됐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조사한 '국내 지역 주간신문 현황'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국내에는 약 540개의 지역 주간신문이 발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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