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삼성 라이온즈 도박 파문, 선수들에게 인성 교육부터 시켜라

지난해 가을,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의 도박 파문이 터졌다. 주축 투수인 임창용'윤성환'안지만이 2014년 마카오 카지노의 정킷방에서 수억원대의 도박을 한 혐의가 드러났다. 그 결과, 삼성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실패해 통합 5연패를 놓쳤고, 올해는 10개 팀 중 9위에 처져 있다.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겠다는 삼성 구단이 도박 파문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삼성이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선수들이 수사받고 쫓겨나는 팀 분위기에서 정상적으로 리그 일정을 소화하는 것만 해도 다행스러울 정도다. 가장 큰 문제는 팬들의 실망과 허탈감이다.

누구보다 신사적인 행위를 해야 할 스타들이 조직폭력배 출신과 어울려 돈을 주고받고 도박장을 드나들었다는 것은 인성(人性)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평균적인 사회인이라면 상상하기 힘든 불법을 자행한 것을 보면 그들의 자질이 어떠한지 알 수 있다. 선수의 인성이나 품위는 고려하지 않고, 성적과 돈에만 매달려온 결과물이 바로 도박, 승부 조작, 음란 행위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에이스 투수 클레이튼 커쇼는 시즌이 끝나면 아내와 함께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봉사 활동을 한다. 인터넷에서 커쇼 부부가 흑인 아이들을 껴안은 채 행복한 미소를 짓는 사진을 볼 수 있다. 커쇼가 잠비아에서 보람 있는 시간을 보낼 때, 삼성의 스타 투수들은 도박장에서 한탕을 노리고 있었다니 허탈할 수밖에 없다. 커쇼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 스타들은 봉사와 자선 활동을 하는 것을 명예롭게 여긴다. 미국에서는 스포츠맨십이 없는 선수는 아무리 잘해도 살아남을 수 없다.

검찰이 윤성환'안지만에 대해 도박 혐의 수사를 일시 중지했다. 혐의가 없어서가 아니라 중요 참고인의 소재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본인들은 다행스럽겠지만, 야구팬들에겐 실망스러운 소식이다. 공인의 자세와 품위를 갖지 않고, 스포츠맨십을 망각한 선수는 퇴출해야 마땅하다. 삼성 구단은 성적에 연연하지 말고, 선수들에게 인성 교육부터 시키는 것이 옳다. 관리자부터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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