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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일 뿐이었던 '유도 어벤저스'…결국 金 하나 못 건졌다

남자 90kg급 세계 1위 곽동한, 준결서 한판패…동메달로 만족

곽동한이 동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연합뉴스
곽동한이 동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연합뉴스

포항 동지고 출신 곽동한(하이원)의 몸놀림은 가벼웠다. 경기 초반 잠시 잡기 싸움이 벌어진 뒤 본격적인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상대의 허벅다리 후리기를 쉽게 버텨내나 싶었다. 하지만 상대는 끝까지 곽동한의 팔을 잡아당기며 허리를 튕겼고 곽동한의 몸은 매트 위로 나뒹굴었다. 심판은 절반을 선언했다. 그래도 아직 시간은 4분 20초나 남아 역전할 시간은 충분했다. 하지만 상대는 2분여 뒤 기습적인 허벅다리 후리기로 곽동한을 눕혀버렸다. 다시 절반. 경기는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세계 랭킹 1위 곽동한이 11일 브라질 리우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 2에서 열린 남자 유도 90㎏급 준결승전에서 바르람 리파르텔리아니(조지아'5위)에게 패했다. 그는 리파르텔리아니에게 절반 두 개를 합쳐 한판으로 맥없이 무릎을 꿇었다.

곽동한은 라이벌인 베이커 마슈(일본'2위)와 결승에서 맞대결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남은 한 계단을 오르지 못했다. 마슈는 리파르텔리아니를 제치고 시상대 정상에 섰고, 곽동한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마슈와의 맞대결 성적에서 곽동한이 2승 1패로 앞서고 있던 터라 더욱 아쉬움이 남는 하루였다.

32강과 16강에서 한판승, 8강에서 반칙승으로 준결승에 오른 곽동한은 이렇다 할 힘 한 번 쓰지 못한 채 완패했다. 곽동한은 그러나 동메달 결정전에서 마르쿠스 니만(스웨덴)을 업어치기 한판으로 제압했다.

곽동한은 "금메달을 따려고 열심히 운동했는데 준결승에서 졌을 때는 마음이 좋지 않았다"며 "패배 후 마음을 잘 가다듬고 준비해서 3등을 할 수 있었다. 동메달을 따서 감사하다"고 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효자 종목인 유도는 곽동한마저 금메달을 수확하지 못하면서 예상 못한 '노 골드'의 힘든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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