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개고기 식용 논란, 칠성시장 달구나

애견모임 13일 대구서 캠페인 예고…판매점·식당들 "말복 대목인데…"

말복(16일)을 앞두고 '개고기 식용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개고기 식용에 대한 찬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이번 주말 대구에서 한 애견단체가 '식용 반대 캠페인'을 열기로 했다.

최근 '개고기 식용 논란'은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리우 올림픽 양궁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기보배 선수와 관련, 과거 "개고기를 먹고 좋은 성적을 냈다"는 기 선수 아버지의 인터뷰가 SNS 상에서 논쟁을 불러온 것이다. 특히 지난 7일 모델 겸 배우인 최여진 씨의 모친이 SNS에 욕설을 담아 기 선수를 비난하고, 최 씨가 자필 사과문을 올리면서 이 같은 논쟁에 불을 지폈다.

온라인 속 개고기 논란은 대구로 번질 기세다. 13일 오후 2시 북구 칠성시장에서 '개고기를 반대하는 친구들'이란 애견단체가 '대구 칠성개시장 전업 및 이전 촉구 캠페인'을 열 예정이다. 현재 칠성시장 내에는 개고기 판매점과 식당 등 10여 개 관련 업소가 운영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과 경기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회원 15명 정도가 시장 내 개고기 관련 상가 밀집 지역을 돌며 캠페인을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당 단체는 성남과 부산 등지에서도 관련 캠페인을 이미 펼쳤고, 칠성시장에도 앞으로 한 달에 한 번씩은 모일 계획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시장 내 업주들은 "맞대응은 하지 않겠다"면서도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박재청 칠성원시장 상인회장은 "과거에는 규모가 컸을지 몰라도 지금은 몇 안 되는 개고기 관련 상점이 있을 뿐이다. 가뜩이나 손님도 줄었는데 말복이라는 여름 대목을 앞두고 갈등을 키울 수 없다"면서 "업주들은 일단 무대응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한 업주는 "여기서 장사를 시작한 지 30년이 넘었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당일 가판에 고기를 내놓지 말거나 차라리 문을 닫자는 얘기도 나온다"면서 "개고기를 먹고 싶은 사람은 먹고 아니면 안 먹으면 될 일이지, 정상적으로 세금 다 내고 영업하는 우리를 왜 못살게 구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육견협회 관계자는 "개를 축산물위생관리법상 가축으로 인정하든, 아니면 개고기 관련 산업 종사자들의 생계 대책을 마련해주고 식용을 금지하든 하루빨리 판단을 내려야 한다"며 "지금처럼 내버려두면 해마다 갈등이 반복될 수밖에 없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는 더 큰 홍역을 치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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