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포수였던 요기 베라(1925~2015)의 말이다. 그는 1973년 뉴욕 메츠 감독 시절 신시내티 레즈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에서 초반에 끌려가다 3승 2패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 야구계에서 말하는 '9회 말 투아웃 역전'과 비슷한 의미다.
스포츠를 보는 재미는 아슬아슬함과 짜릿함이다. 그 가운데 기적 같은 역전승은 관전자에게 엄청난 아드레날린을 분비시키며 그 장면을 평생 기억하게 한다. 극적인 역전승은 만화에서나 볼 수 있지, 엘리트 스포츠에서는 몇 년 만에 한 번꼴로 나오는 드문 장면이다. 만화 '달려라 하니'에서 하니가 자신을 괴롭히던 라이벌 나애리를 극적으로 이기는 것이나, 일본만화 '슬램덩크'에서 강백호가 종료 벨과 함께 역전 슛을 성공시키는 것은 허구이기에 가능하다.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펜싱의 박상영과 사격의 진종오는 정말 보기 힘든, 만화 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이들은 '나는 할 수 있다'는 강한 신념을 갖고 끊임없이 훈련을 했기에 이런 명장면을 연출할 수 있었다.
우리가 기억하는 최고의 역전승은 2002년 한일 월드컵 한국과 이탈리아의 8강전이다. 후반 막판 설기현의 빗맞은 동점골, 연장전 안정환의 어설픈 헤딩 역전 골의 감동은 전 국민을 잠 못 들게 했다. 2002년 한국시리즈 삼성과 LG와의 6차전 9회 말에 터진 이승엽의 동점 3점 홈런, 마해영의 역전 홈런도 가슴 뭉클한 역전승이었다. 홍수환이 1977년 WBA 주니어페더급 타이틀전에서 카라스키야에 4차례 다운되고도 역전 KO승을 거둔 장면도 기억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적인 감독 알렉스 퍼거슨은 종료 직전 골을 자주 터트려 '퍼기 타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역전승의 대명사다. 1999년 챔피언스리그 바이에른 뮌헨과의 결승전에서 0대 1로 뒤지다가 후반 90분 동점골, 후반 91분 역전 골로 우승했다. 이 경기는 프로축구 역사의 극적인 역전승 '베스트5'에 올라 있다. 퍼거슨은 그 비결을 철저한 준비 덕분이라고 했다. 선수들의 몸과 마음을 최상의 상태로 준비하고, 전술적으로 철저히 연구하고 대비했다. 그는 오전 7시에 출근해 오후 9시에 퇴근하는 근면함의 표상이었다. 다른 말로는 남다르게 노력했기에 38회의 우승을 일구고 셀 수 없을 정도의 역전승도 가능했다는 것이다. 역전승은 '노력하는 자에게만 주어지는 필연'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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