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유력일간지인 뉴욕타임스(NYT)의 취재자격을 박탈하겠다고 협박했다.
트럼프는 13일(현지시간) 코네티컷주(州) 페어필드 유세장에서 최근 자신을 다룬 NYT의 보도를 맹비난하면서 "어쩌면 우리는 NYT의 취재자격을 박탈하는 문제를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나는 부정직한 힐러리 클린턴이 아니라 부정직한 언론과 맞붙고 있다"며 "NYT에는 몇몇 재능 없는 기자들이 있으며 어쨌든 그들은 지옥에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유세장에 온 자신의 지지자들이 초반 몇 분 동안 여섯 번 이상 기자들을 향해 야유를 퍼붓도록 선동했다.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서는 "망해가는 NYT가 소설을 쓰고 있다"며 "항상 나에 대해 쓰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서 쓴다"고 비난했다.
트럼프와 NYT 간의 악연은 이전부터 반복됐다.
트럼프는 앞서 2월 NYT와 워싱턴포스트(WP)를 콕 집어 "내가 대통령이 되면 그들이 곤란해질 것"이라고 협박했다.
5월에는 NYT가 트럼프 주변 여성들을 인터뷰한 기사를 내놓자 트럼프는 "망해가는 NYT가 왜 클린턴 부부와 여성들에 대한 얘기를 쓰지 않느냐"며 "완전히 부정직한" 매체라고 힐난했다.
또 이달 1일 뉴욕타임스의 보도를 두고 "매우 부정직하다"며 취재 금지를 시사했다.
NYT도 5월 사설에서 트럼프가 현대 주요 정당에서 배출한 대통령 후보 중 가장 논란 많고 준비가 덜 된 사람이라고 비판했고,이달 10일 뉴욕타임스 저명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트럼프를 '역겨운 인간'이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트럼프가 취재자격 박탈을 운운한 13일 NYT는 '도널드 트럼프로부터 트럼프 구하기 작전이 실패한 내막'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트럼프가 처한 상황을 꼬집었다.
트럼프는 지난 6월 20일 코리 루언다우스키 선거대책본부장을 전격 경질했던 때를 기점으로 즉흥 막말과 모욕 대신 '텔레프롬프터'(원고표시장치)를 읽는 대통령후보다운 모습을 갖출 수 있었지만,그렇지 못하면서 심각한 곤경에 처했다는 것이다.
당시 딸 이방카 트럼프와 사위 재러드 쿠시너가 트럼프에게 이날을 터닝포인트로 만들자고 요청했으며,트럼프도 이를 받아들여 정상적인 연설을 하겠다는데 동의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이 밝혔다.
하지만 두 달이 지난 지금 트럼프는 미군 전사자 유족,힐러리 위협 교사 등 막말의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한편 공화당 내부에서는 트럼프를 두고 한계점에 봉착했다는 이야기가 새어 나오고 있다.
조지 W.부시 전 대통령의 보좌관이었던 세라 페이건은 "트럼프가 이길 가능성이없다"며 "그가 되찾을 수 없는 사람들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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