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진로진학 상담실에서] "선생님 전 뭘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학생들이 개개인의 숨겨진 자질을 발견하고 이것을 발전시키도록 도울 수 있는 사람은 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지내며 이들을 직접 마주하는 우리 교사들이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스스로 행복한 삶의 방향을 찾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

상담실에 찾아오는 학생들이 가장 많이 가지는 고민 중 하나는 바로 이것이다.

"선생님, 전 뭘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어요. 주변의 친구들 중에는 하고 싶은 직업을 정한 친구도 많은데, 저는…."

풀이 죽은 학생에게 나는 이렇게 조언해 주고는 한다.

"너무 초조해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고등학생이 있을까. 더구나 주변에 진로를 정한 친구들을 보면 조급한 마음이 드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학생들이 자기의 적성에 대한 탐색이나 고민도 하지 않고 대학의 인지도나 자신의 성적에 맞춰 학과를 정하는 것에 비하면, 이러한 고민을 하는 것 자체가 자신의 앞날을 위한 노력의 일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러한 학생들이 자기에게 맞는 꿈을 찾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 사람들이 어떤 분야에 흥미를 갖게 되는 것은 그 분야를 이미 경험해 보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흥미에 맞는 분야를 쉽게 찾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학교 안에서 학생들이 경험할 수 있는 분야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모든 직업을 다 경험해 보는 것은 누구에게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적성검사 등의 방법을 통해 개인의 성향을 파악하고, 이에 따른 추천 직업을 탐색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학생들은 이런저런 직업을 생각해 보는 것으로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려 할 때가 많다. 하지만 진로 선택은 무작정 직업을 찾아보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다. 우선은 '나'라는 사람에게 눈을 돌리게끔 해 주어야 한다. 이제껏 소홀히 해 왔던 '나'를 꼼꼼히 살펴볼 수 있도록 시간과 방법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시간을 거쳐 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적성에 맞는 추천 직업들을 살펴야 하는 것이다. 내 맘 속에 끌리는 직업, 그리고 생각지 못했던 다양한 추천 직업들을 보면서 '왜 이런 직업을 나에게 추천하는 것일까? 나의 적성이 이런 분야와도 어울릴 수 있구나!' 한 번쯤 선택의 폭을 넓혀 탐색해 보는 것이다.

자신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직업을 탐색하는 시간들은 어쩌면 막연하고 어렵고 지루할 수 있다. 그러나 누구나 그러한 과정을 거쳐 왔으며, 너 또한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격려를 해 준다면 학생들은 조금 더 편한 마음으로, 그러나 신중하게 공을 들여 앞날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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