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대구 수성구 신매역 인근 인도. 땡볕을 피해 발걸음을 재촉하는 시민들 뒤로 한 노점상의 LP가스통이 조리기구와 연결된 채 방치돼 있었다. 주민 박모(48'수성구 신매동) 씨는 "항상 이곳을 지날 때마다 가스통이 덩그러니 놓여 있는 모습을 본다"며 "혹시 아이들이 호기심에 건드려 사고가 나진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방치된 LP가스통은 노점상이 많은 장소에서는 어김없이 발견된다. 여름철 하루 수만 명이 오가는 달서구 두류공원에서도 천막 아래에서 한낮의 뜨거운 열기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LP가스통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공원이나 인도 등에 있는 노점상의 LP가스통 중 상당수가 폭염 속에 방치돼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가스 안전사고 10건 중 7건은 LP가스와 관련돼 있다. 한국가스안전공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국적으로 발생한 가스 안전사고는 359건으로 모두 341명이 죽거나 다쳤다. 이 가운데 LP가스 관련 사고가 246건으로 전체 가스 사고의 68.5%를 차지했다. 올 상반기에 발생한 가스 사고 46건 중에서도 31건(67.3%)이 LP가스 사고였고, 39명이 피해를 입었다.
LP가스통은 직사광선이 닿지 않고 빗물이 들어가지 않으면서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 그러나 가스 안전 수칙을 제대로 지키는 노점상은 찾아보기 힘들다.
최영상 대구보건대학교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야외에 노출된 LP가스통은 한여름 직사광선에 노출되거나 빗물로 인해 부식될 수 있다"며 "가스통의 외부 온도가 40℃를 넘기면 내부 압력이 갑자기 높아지기 때문에 오래되거나 부식된 가스통은 폭발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시민들의 불안감도 크다. 두류공원에서 만난 한 주민은 "노점상의 생계와 시민 안전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한지 생각해야 한다"면서 "사고가 터진 후 수습하는 것보다 지금 단속해서 사고를 막는 게 더 낫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각 구청은 20일까지 노점상 LP가스통 단속에 나설 계획이다. 구청 관계자들은 "노점상을 내쫓기가 어렵지만 안전 문제가 걸린 만큼 현장 점검을 통해 방치된 가스통은 철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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