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은 세계인의 '화합'과 '소통'을 추구하는 행사로 예술가들이 추구하는 바와 동일하다. 이런 이유로 올림픽마다 많은 예술가들의 활약을 접한다. 특히 예술 올림픽으로 유명했던 2012 런던 올림픽에는 조각가 아니쉬 카푸어의 올림픽 상징조형물 '오빗', 하워드 호지킨의 올림픽 포스터, 건축가 자하 하디스의 아쿠아틱센터 등 다수의 현대미술가들이 참여하기도 했다.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 리우 올림픽을 보며 88 서울 올림픽을 수놓았던 예술가들 중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이 올림픽을 기념하며 제작했던 위성 프로젝트 '손에 손잡고'(wrap around the world)와 비디오 로봇 '쿠베르탱'이 떠오른다.
비디오 아트는 '비디오'를 매체로 하는 '영상예술'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영상에 담아 제시하는 미술 장르이다. 백남준은 "저는 장벽을 부수는 데 공헌하고 싶었어요. 텔레비전에서 낯선 것을 보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70퍼센트는 이해하게 되거든요. 텔레비전은 모든 것을 번역해 주죠. 텔레비전은 새로운 에스페란토(세계공용어)예요"라 말했듯이 기술과 인간의 관계가 심화되어 가는 시대 상황을 예술에 적극 반영하여 집집마다 있는 텔레비전을 통하여 지구촌 전체가 소통할 수 있게 될 것이라 믿었다.
'손에 손잡고'는 백남준의 인공위성 3부작 프로젝트 중 88 서울 올림픽을 기념하여 진행했던 위성 쇼로, 참가국 미국, 브라질, 프랑스, 독일, 이스라엘, 일본 등을 연결하여 동서양인의 지역적, 이념적 소통의 문제를 예술과 스포츠 같은 인간 문명을 통해 해소할 수 있다는 의미를 전달했다. 백남준은 1977년 제6회 카셀 도큐멘타의 개막식 행사에서 전위예술가들과 여러 장소를 연결한 '위성 원격 생방송'을 진행한 것을 모태로, 위성아트 3부작인 굿모닝 미스터 오웰(1984), 바이바이 키플링(1986), 손에 손잡고(1988)로 연결국가를 확대시키며 선보인 바 있다.
로봇형 설치작품 '쿠베르탱'은 국민체육공단 소속 소마미술관이 백남준 작가에게 의뢰하여 제작되었다. 네온조명, 전자우산, 오륜기, 모니터 등을 재료로 움직이는 신체구조를 네온 색채와 영상을 통해 조형성 있게 표현하였다. 프랑스 남작 피에르 드 쿠베르탱이 근대올림픽 창설을 통해 인류 공존과 소통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백남준은 스포츠와 예술의 공통된 지향점이 있다고 보았다.
올해는 백남준 타계 10주년을 맞이하여 추모 특별전이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올 초 세종문화회관의 전부터, 백남준 아트센터의 특별전 , 서울시립미술관의 , DDP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의 까지 계속되고 있다. 얼마 전 영국 런던의 화이트채플 갤러리의 전에서 1983년에 제작된 백남준의 '굿모닝 미스터 오웰'이 상영되고 있어 그의 기발함에 혀를 내두른 기억이 난다. 오늘따라 미술관 로비에 설치되어 있던 백남준 작가의 '고대 기마인상'(Robot on a horse)이 새삼 특별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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