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갈수록 생활쓰레기가 늘고 있다. 인구는 줄고 있지만 한 사람이 버리는 쓰레기는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다. 1995년 종량제를 도입한 초기엔 쓰레기 발생량과 매립처리비용이 감소했지만, 최근 들어 그 효과는 주춤하고 있다. 이에 음식물 종량제를 새롭게 도입하고, 제대로 된 분리 배출을 위한 여러 정책 아이디어가 현장에 접목되고 있다. 이런 정책이 성과를 거두려면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실천이 더해져야 한다. 이제 '생활쓰레기 줄이기'는 행정기관은 물론 시민들의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미룰 수 없는 쓰레기 줄이기
대구시의 최근 생활쓰레기 발생량이 늘고 있다. 2009년까지 점차 줄어들던 쓰레기가 이후 증가세로 돌아섰다. 대구시에 따르면 하루 평균 생활쓰레기 발생량은 2005년 2천635t에서 2009년 2천548t으로 줄었다가 2014년 2천900t까지 증가했다 .
같은 기간 주민 한 사람이 내놓는 쓰레기도 많아졌다. 1인당 하루 쓰레기 배출량은 2005~2008년 1.04㎏을 유지하다 2009'2010년 1.02㎏으로 조금 줄었지만, 이후 조금씩 늘어 2014년에는 1.15㎏으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의 1인당 하루 평균 배출량은 전국에서도 높은 편이다. 대구(1.15㎏)는 세종시를 포함한 전국 8개 특별'광역시 가운데, 울산(1.22㎏)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나머지 특별'광역시는 모두 1㎏ 미만인 0.59~0.96㎏에 불과했다. 전국 17개 광역시'도의 평균(0.95㎏)과 비교하면 대구는 21%나 많은 1인당 쓰레기 배출량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최근 5년간 변화 추이를 보면, 전체 생활쓰레기 중 재활용품은 줄고, 매립쓰레기가 늘어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재활용품 비중은 2010년 31.6%에서 2014년 28.7%로 감소하고, 이 기간 매립쓰레기는 31.1%에서 37.9%로 증가했다.
쓰레기 종량제에도 한 사람이 버리는 쓰레기는 점점 많아지고, 더불어 자원으로 다시 활용할 수 있는 분리 배출에는 소극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땅에 묻어야 하는 쓰레기가 상대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쓰레기 증가의 원인은
쓰레기가 늘어나는 가장 큰 원인은 잘못된 분리수거다. 종이와 플라스틱만 잘 분리해서 버려도 쓰레기를 절반 이상 줄이고 자원도 확보할 수 있다. 종량제 봉투 속 쓰레기 중 상당수가 재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라는 것이다.
환경부의 제4차 폐기물 통계조사(2011~2012년)에 따르면 종량제 봉투 안에 재활용 가능한 물질이 70%를 차지했다. 종량제 봉투에 담긴 1인당 하루 생활쓰레기 양은 309.2g이고, 이 중 재활용 가능한 물질은 종이류가 41%로 가장 많고, 플라스틱류가 24.3%로 그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금속류와 유리류가 2.6%와 2.5%를 차지했다.
환경부는 종량제 봉투 안에 재활용 가능한 자원의 양이 늘어나는 배경으로 쓰레기 종량제의 동력이 약화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실제 2007~2011년 사이 종량제 봉투가격의 연평균 증가율이 0.2~0.9%로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인 3.5%에 못 미치고, 2011년 기준 종량제 쓰레기 처리 비용의 28.7%만 봉투가격에 반영됐다. 즉 시민들이 종량제 봉투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쓰레기를 줄이려는 동기 자체도 약해졌다는 것이다.
더불어 1인 가구가 늘어나는 것도 쓰레기 발생을 부추기고 있다. 가구원 수가 줄어들수록 한 사람이 버리는 쓰레기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경향 때문이다. 1인 가구의 하루 평균 쓰레기 발생량은 5인 가구보다 2.1배나 많은 것을 감안하면 고령화와 가족 해체 등 생활방식의 변화가 쓰레기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새 정책 도입과 주민 참여
대구시는 생활쓰레기 줄이기에 나섰다. 우선 쓰레기 배출 편의를 위해 구군별로 중구난방이던 제도를 개선했다. 지난해부터 구'군별로 각양각색이었던 생활쓰레기 배출 요일과 시간을 '일~금요일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2시까지'로 단일화했다. 올해부터는 가구와 가전제품 등 대형폐기물의 배출 방법과 품목의 종류 및 크기 기준, 수수료 등도 통일했다.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가구별 종량제 기기 설치를 확대하고 있다. 2012년 137대 시범설치로 시작해 지난해까지 모두 1천800대를 보급했다. 가구 수로는 14만7천63가구가 종량제 기기를 통해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있다. 올해도 연말까지 259대(2만1천450가구)를 새롭게 설치할 계획이다.
또 시는 연간 감량 목표를 '전년 대비 2%'로 설정하고, 이를 달성한 구'군에는 쓰레기 반입수수료(1t당 1만6천100원)를 최대 10%까지 할인해주고 있다. 전년 대비 쓰레기 발생량이 늘 경우 반입수수료를 더 받고 있다. 음식물의 경우 감량 목표를 '전년 대비 5%'로 더 엄격하게 적용하는 등 쓰레기 줄이기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김영기 대구시 자원순환과장은 "한 사람이 내놓는 쓰레기가 증가하고 재활용 분류가 잘 이뤄지지 않는 등 환경보호와 자원 절약을 위해 쓰레기 줄이기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앞으로 종량제 정착과 무단투기 방지 등 쓰레기 감량 정책 도입과 더불어 시민들도 함께 나서서 생활 속에서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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