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화(1921~2003)
나뭇잎 속을 지나가는 바람처럼
너는 내 머릿속을 지나간다
나뭇잎 속에서 잠을 자는 새처럼
너는 내 머릿속에서 잠을 잔다
누군가 어깨를 흔들며 깨웠다. 이곳이 어디쯤일까? 지금은 몇 시지? 자신을 빠져나오지 못한 잠이 몸 안에 갇혀 있었다. '나는 내 육체에 갇혔다'는 어떤 작가의 서문이 떠오른다.
우리는 서로의 여행 과정 속에서 떠나기 위해 잠시 겹쳤는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지도에는 표시되어 있지 않다고 말해주었다. 지도에 표시되지 않는 마을에 나는 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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