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달구벌 줌-인! 대구의 숨은 명소를 찾아] 중년들의 문화 놀이터 가락 스튜디오

가락스튜디오 공연장 모습. 작은 사진은 이동우 대표.
가락스튜디오 공연장 모습. 작은 사진은 이동우 대표.

우리들의 소소한 일상도 문화의 옷을 입히면 의미가 더해져 즐거움이 배가 된다. 삶과 문화가 서로 동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 바로 가까이서 자연스럽게 하나로 스며들도록 하는 문화 공간이 있어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음악을 중심에 두고 다양한 문화를 아우르고 펼쳐내는 '가락 스튜디오'가 바로 그곳이다.

가락 스튜디오는 특별히 중년의 연령대들이 즐겨 찾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그 역사가 10년이 넘어 마니아층이 형성되어 있을 정도다. 대구 수성구 지범로(범물동)의 한적한 곳에 위치해 있지만 이미 마을에서는 주민문화공간으로 잘 알려져 주민 중심의 크고 작은 마을 행사도 곧잘 열린다. 게다가 식견과 소신을 가진 자유로운 인문학적 소통문화를 추구하는 오피니언 그룹의 문화 사랑방으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가락 스튜디오는 세련된 일반 문화공연장에서는 쉽게 찾기 어렵고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다. 우선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음향과 조명 시설, 밴드 악기를 갖추고 있어 웬만한 음악공연은 최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 또 문화 행사에서 빠질 수 없는 뒤풀이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주방시설이 갖추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객석의 변신을 꾀할 수 있어서 이색적인 행사를 시도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가락 스튜디오는 지하 1층 공연장과 지상 3층의 연습실을 갖추고 녹음, 음반 제작, 공연과 대관, 개인 레슨까지 음악적 모든 요소를 두루 겸비한 작지만 쉽고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문턱이 낮은 큰 울림의 공간이다. 이곳에 모이는 문화예술인 또한 전문 음악가들로 구성된 패밀리 연주단을 비롯해 아마추어 연주단 등 다양하다. 또한 영화감상, 연극, 인문학 강좌, 시노래 행사, 댄스파티, 세미나, 동호회 모임 등도 활발하게 열리고 있어 지역민들의 문화 갈증 해소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기타리스트로 활동 중인 가락 스튜디오 이동우 대표는 "중년에 접어들면서 마음 맞는 친구들과 음악으로 인생을 즐기며 놀아보자는 취지로 자연스럽게 문을 열었는데 이제는 문화를 통해 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전혀 다른 색깔의 사람들이 모여서 노는 놀이터로 마음을 열고 소통하는 열린 공간이 되었다"고 설명하고 "이런 공간들이 더 많이 생겨 예술소비운동의 저변 확대와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억지로 끌어들이거나 불러 모으는 문화 공간이 아니라 가볍게 산책하듯 놀이로서의 문화를 즐기며 창작하는 산실인 가락 스튜디오는 생활밀착형 문화의 새 지평을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 일방적으로 듣거나 보기만 하는 문화가 아니라 휴머니티에 바탕을 두고 마음으로 소통하고 나누는 문화운동을 잔잔히 일으키는 공간이 바로 가락 스튜디오다. 특히 은퇴 후 뾰족하게 자기 역량을 발휘할 곳을 찾지 못했다면 우리의 가락을 신명나게 펼칠 수 있는 클럽 같은 공연장에서 꿈과 열정을 발산해 보는 것도 좋으리라.

가락 스튜디오는 매주 둘째, 넷째 수요일 오후 7시에 해설이 있는 가락영화모임이 있고, 그 밖에도 부정기적으로 다양한 공연이 열린다. 또 저렴한 비용으로 100석 규모의 공연장 대관도 가능하다. 문의전화 053)781-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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