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임당 고분 주변에 재활병원 안 돼" 문화재청 제동, 사실상 건립 무산

국·지방비 총 270억 투입 사업, 경산시에 현상변경 불허 통보

경상북도와 경산시가 사적 제516호 '경산 임당동과 조영동 고분군' 주변에 경상북도재활병원을 건립하려던 계획이 문화재청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국비 135억원 등 270억원이 들어가는 국책사업이 장기 표류할 지경에 처했다.

문화재청은 경산시가 고대 압독국 유적지인 임당동 고분군 주변에 경북도재활병원을 건립하겠다며 국가지정문화재 현상변경 허가 신청을 낸 것과 관련, 지난 10일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재활병원 건립 때 임당동 고분군의 역사문화환경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부결했다. 문화재청은 17일 경산시에 국가지정문화재 현상변경 불허 통보를 했다.

임당동 고분군 옆 공터에 재활병원을 건립하려던 계획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경북도'경산시 및 병원 운영주체인 경북대병원 관계자들은 조만간 대체 부지 물색을 통한 재추진 또는 재활병원 건립 포기 여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경산시 김장용 기획예산담당관은 "20년 넘게 공터로 방치돼 있던 임당동 고분군 옆에 경북도재활병원 건립을 추진했지만 문화재청 심의에서 불허가 난 만큼 이 터를 다른 용도로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영남대 문화인류학과 정인성 교수는 "그동안 경산 임당동과 조영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이나 자료를 보존 전시하는 영남대박물관, 경산시립박물관이 따로 떨어져 있어 현장감이 없고, 시너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면서 "임당동 고분군 옆 공터에 고대 압독국의 문화유적을 보존, 활용, 교육할 수 있는 센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임당동 고분군은 1982년 이곳에서 도굴한 문화재급 유물을 해외로 밀반출하려다 적발되면서 널리 알려졌다. 영남대박물관은 이를 계기로 1차 발굴에서 환형 금동관, 관 장식, 은제 허리띠, 마구류, 무기류, 토기 등 유물 2천여 점을 출토했다. 1988년 1월부터 6월까지 진행된 2차 발굴에서는 3천여 점의 유물이 더 출토됐고, 3차 발굴에서도 다량의 유물이 출토됐다.

국책사업으로 진행되는 경상북도재활병원은 국비 135억원, 지방비 135억원 등 모두 270억원을 투입, 6천㎡ 부지에 지하 1층'지상 3층, 150병상 규모로 건립될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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