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뒷걸음 대구 쓰레기 줄이기, 행정과 시민의식 모두 문제다

대구시내 배출 쓰레기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1995년 종량제 도입 이후 20년간 이어진 감소 정책이 빛을 잃었다. 대구의 1인당 일일 평균 쓰레기 배출량은 전국 평균보다 많고 8대 특별'광역시 가운데서도 두 번째다. 대구 쓰레기 정책의 재점검이 필요한 때다.

대구 쓰레기는 2005년 이후 2010년까지 일일 평균 배출량이 2천635t에서 2천584t으로, 1인당 일일 배출량도 1.04㎏에서 1.02㎏으로 감소세였다. 그러나 2014년까지는 다시 증가해 일일 평균 배출량은 2천900t, 1인당 일일 평균 1.15㎏이었다. 5년 만에 쓰레기 배출량이 반전된 셈이다.

자연스레 대구의 쓰레기 감소 성적표는 꼴찌 수준이다. 전국 17개 시'도의 1인 평균 쓰레기량이 0.9㎏에 그칠 때 대구는 1.15㎏으로 21%나 더 버렸다. 8개 특별'광역시의 대도시 쓰레기와 비교해도 대구는 1.22㎏로 1위인 울산시 다음으로 2위를 기록했을 정도다.

대구의 쓰레기 줄이기 뒷걸음질에는 이유가 있다. 먼저 시민의식의 실종이다. 특히 쓰레기 분리수거를 않은 탓이다. 2010년 31.6%였던 재활용품 비중이 2014년 28.7%로 줄었다. 매립쓰레기는 같은 기간 31.1%에서 37.9%로 늘었다. 줄일 수 있는 쓰레기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시민의식 실종은 다른 곳에서도 드러난다. 멋대로 쓰레기를 버리거나 태우다 적발돼 과태료를 문 성적표다. 2013년 3천779건 단속에 5억원이던 과태료는 2015년에는 5천852건 7억3천270만원이었다. 쓰레기에 관한 한 부끄럽지만 감출 수 없는 대구 시민의식의 민낯이자 현주소다.

대구시의 행정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인구는 줄어도 쓰레기는 늘고 분리수거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누적된 문제가 여러 해 반복됐지만 대구시는 마땅한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 다른 곳보다 나쁜 쓰레기 성적표에 대한 원인과 해결책 마련을 위한 고민을 않은 결과이다.

이제 더 이상 쓰레기 문제를 덮어둘 때가 아니다. 곪은 시민의식을 바꿀 활동과 함께 시민 동참을 이끌 과감한 인센티브 제공 같은 유인책도 고민해야 한다. 물론 규정을 지키지 않는 데 대한 강한 제재의 뒷받침은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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