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이 끝난 뒤 '평화'가 찾아온 것일까. 새누리당이 전당대회를 치른 이후 조용하다. 4'13 총선 패배 이후 책임론을 놓고 '네 탓' 공방에 바람 잘 날 없었던 새누리당이 아니던가. 벌써 열흘째. 새누리당 집안 다툼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친박계를 쏘아붙이던 비박계는 전당대회 참패에 입을 닫은 채 자중하고 있다. 완승한 친박계로서도 '시비'를 걸어오지 않는데 굳이 비박계를 자극할 필요가 없으니, 일단은 부딪힐 게 없다.
전당대회는 친박계의 완승으로 끝났다. 이정현 대표가 TK 비박계 주호영 의원을 꺾고 당 대표가 됐다. 최고위원 선거도 친박계 조원진, 이장우 의원이 1,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여성'청년 최고위원도 친박계 몫이 됐다. 비박계는 강석호 의원만 지도부에 입성했다.
투표율이 낮았다고 하나 당심(黨心)과 민심(民心)은 패권주의 청산을 외쳤던 비박계 대신 친박계의 손을 들어줬다. 민심은 비박에게서도 정치개혁 의지나 역량을 발견하지 못했고, 당심은 보수 정체성을 의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박계의 관망 속에 보수정당 첫 호남 출신 대표가 된 이정현 대표는 연일 파격 행보다. 이전 당 대표들과는 달리 정책 현안을 직접 챙기고 언론 대응까지 나선다. 최고위원회의 모두 발언도 없앴다.
청와대 오찬간담회와 비서실장 인선 결과를 발표할 때는 대변인 대신 자신이 기자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이 대표의 파격과 '나 홀로' 종횡무진을 두고는 평가가 엇갈린다. '신선하다'와 '만기친람'(萬機親覽'임금이 모든 정사를 친히 보살핌)식의 독주 우려가 교차한다.
이 대표의 의욕 행보가 17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간담회서 김이 빠졌다. "고견을 듣겠다"며 출범 후 처음으로 중진의원 간담회를 열었으나 참석 대상(4선 이상) 21명 중 8명만이 참석했다. 더욱이 친박-비박 실세, 전당대회 출마 낙선자들은 불참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3선급 '흙수저'인 이 대표를 낮춰 보는 시선이 은연중에 표출된 게 아니냐고 말한다. 평온해 보이지만 여전히 계파 간 '불편함'이 드러났다는 시각도 있다.
계파 청산'화합은 당에서 이 대표만 보여서는 이룰 수 없다.
이 대표는 곧 당직 인선이란 시험에 답을 써야 한다. 특정 계파에 치우친다면 또다시 시끄러울 수 있다. '탕평인사'라는 말 자체도 계파적 시각이라며 거부했던 이 대표가 어떤 답으로 리더십을 발휘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당직 인선 모양새는 이정현호(號)의 순항 여부에 대한 가늠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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