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첫 여성 사이드카 순찰대원 신주희 순경

"10대 때 꿈은 경찰, 20대 때 꿈은 사이드카 경찰…오토바이 다루려면 근육 키워야죠"

대구경북에선 처음으로 여성 사이드카 순찰대원에 선발된 신주희(25) 순경이 19일 오후 대구 범어네거리에서 현장 근무를 서고 있다. 김영진 기자
대구경북에선 처음으로 여성 사이드카 순찰대원에 선발된 신주희(25) 순경이 19일 오후 대구 범어네거리에서 현장 근무를 서고 있다. 김영진 기자

지난달 12일 대구경찰청 교통 사이드카 순찰대 발대식에서 특이한 광경이 연출됐다. 지역 경찰서 10곳에 분산된 사이드카 25대가 모인 가운데 유난히 눈에 띄는 홍일점이 한 명 서 있었다. 대구에서는 처음이자 전국에서 4번째 여성 사이드카 순찰대원 신주희(25) 순경이었다.

신 순경의 장래희망은 어린 시절부터 오로지 '경찰'이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그녀의 생활기록부 장래희망란에는 언제나 '경찰'이란 두 글자가 적혀 있었다. 신 순경의 꿈은 20살 때 처음 오토바이를 접하면서 '경찰'에서 '사이드카 경찰'로 진화했다.

그녀가 처음 오토바이를 타게 된 것은 500원 때문이었다. 갓 새내기 대학생이었던 6년 전 신 순경은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다 조금 거리가 있지만 시급 500원 더 준다는 말에 덜컥 소형 스쿠터를 구매했다. 바람을 가르며 늘 즐거웠던 그녀의 오토바이 사랑은 시간이 갈수록 깊어져 갔다. 시간만 나면 오토바이 브랜드와 모델의 장단점을 찾아보던 그녀를 '오토바이 마니아'로 키운 건 잡지의 한 장면이었다. 커다란 할리 데이비드슨을 탄 여경의 화보를 보자마자 그녀는 경찰이 되면 꼭 큰 오토바이를 몰겠다고 결심했다.

드디어 기다리던 기회가 지난 6월 찾아왔다. 대구경찰청이 당시 달서경찰서에서 근무하던 그녀에게 대구경찰청 교통 사이드카 순찰대 내근직을 제안한 것이다. 신 순경은 두말할 것 없이 응했다. 내근직이긴 하지만 충분히 외근직으로 노선을 변경해 사이드카를 몰 수 있을 거라 믿었다. 신 순경의 의지대로 그는 즉시 외근직으로 배치됐다.

6월 15일부터 시작된 발대식 준비작업부터 신 순경은 고(高)배기량 오토바이 모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전까지 50㏄~125㏄ 소형 오토바이를 타다가 드디어 1천200㏄ 고배기량 오토바이를 타게 됐다. 신 순경은 "오토바이가 나보다 5배가 넘는 280㎏나 돼 다루기가 어렵기는 하지만 근육을 빨리 단련해 잘 다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제 사이드카 경찰이 된 신 순경의 다음 목표는 교통 소통 전문가다. "경찰의 손끝에서 풀리는 차량 정체를 보면 속이 시원하다"는 그녀는 본연의 업무인 VIP 의전과 단속을 넘어 차량 정체를 완벽하게 해결하는 소통 전문가가 되겠다는 꿈을 세웠다. 그녀는 더 큰 꿈을 품으며 오늘도 바람을 가르는 오토바이를 몬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