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드배치 철회측 반발에 '제3후보지' 주춤…내주 고비

20일 경북 성주군의회 회의실에서 성주사드투쟁위가 대책회의를 열었으나 제3후보지 수용을 반대하는 주민의 개입으로 회의가 파행했다.

따라서 당분간 성주 사드배치 철회 투쟁위원회가 투쟁방향을 철회에서 제3후보지 검토 쪽으로 바꾸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투쟁위원회는 20일 제3후보지 검토를 핵심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었다.

그러나 철회를 주장하는 강경파 주민 20여 명이 회의 전에 군의회 회의장 주변을 사실상 장악했다.

이들은 회의장 입구의 복도를 막아 기자와 공무원 출입을 통제하고 회의장 안에도 수시로 들어가 언성을 높였다.

투쟁위 온건파 관계자는 "회의 시작 전부터 이들이 주변을 통제하고 회의 중에 문을 열고 들어와 고함을 지르거나 창문을 열어 회의를 제대로 진행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회의가 사실상 파행한 뒤 1층 회의장에 모여 자체 회의를 열었다.

이들이 투쟁위 회의에 계속 개입하면 투쟁위는 당분간 제3후보지 검토에 관한 협의를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투쟁위 내부에 균열이 발생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아무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회의가 끝난 후 온건파는 군의회 2층 의원실로, 강경파는 3층 부의장실로 이동해 휴식을 취하거나 앞으로 대책 방안을 논의했다.

즉 투쟁위 내부에서 강경파·온건파 분열이 눈에 띄게 나타난 것이다.

성주 군민 사이에도 제3후보지 검토를 두고 찬반 의견이 엇갈려 사드배치 결정 이후 한 달여 만에 분열하는 양상을 빚고 있다.

성주군청 앞 한 식당 주인은 "처음에는 군민 모두 똘똘 뭉쳐 사드반대를 외쳤는데 3지역이 거론된 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며 "상인 사이에도 제3후보지가 큰 피해가 없는 만큼 수용하자는 쪽과 안 된다는 쪽으로 나뉘었다"고 말했다.

투쟁위 관계자는 "한 달여 간 투쟁과정에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등 지친 주민이 많다"며 "강·온 대립이 장기화하면 투쟁위는 물론 이웃처럼 함께 살아온 군민 사이에도 갈등의 폭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지방 언론사들은 3후보지 검토에 찬반을 묻는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이 결과가 군민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전망이다.

투쟁위 관계자는 "강·온 양측이 계속 부딪치면 갈라질 수도 있다. 내주가 큰 고비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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