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인비 '골든 샷', 116년 만에 열린 여자골프 금메달 주인공

세계 골프 최초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 위업

20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 코스에서 열린 2016 리우하계올림픽 여자골프 4라운드 경기에서 한국의 박인비가 금메달이 확정된 뒤 환호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 코스에서 열린 2016 리우하계올림픽 여자골프 4라운드 경기에서 한국의 박인비가 금메달이 확정된 뒤 환호하고 있다.

'골프 여제' 박인비(28·KB금융그룹)가 116년 만에 올림픽에서 열린 여자골프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 올림픽 선수단의 9번째 금메달이다.

박인비는 2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골프 코스(파71·6천245야드)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골프 여자부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 66타를 치면서 최종 합계 16언더파 268타를 기록, 1900년 파리 대회 이후 116년 만에 열린 여자골프 경기 우승자가 됐다.

지난해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하며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박인비는 남녀를 통틀어 세계 골프 사상 최초로 '커리어 그랜드 슬램'과 올림픽 금메달을 모두 이뤄낸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의 위업을 이룩했다.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11언더파 273타로 은메달을 따냈고, 펑산산(중국)이 10언더파 274타,동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 선수로는 양희영(27·PNS창호)이 9언더파 275타를 쳐 공동 4위에 올랐고, 전인지(22·하이트진로)는 5언더파 279타로 공동 13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세영(23·미래에셋)은 1언더파 283타,공동 25위를 기록했다.

마지막 날 4라운드 경기는 예상과 달리 싱겁게 끝났다.

3라운드까지 공동 2위였던 리디아 고, 저리나 필러(미국)에게 2타 앞서 있던 박인비는 초반부터 거침없이 타수를 줄여나가며 6타 차로 멀찌감치 달아났다.

리디아 고는 2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왼쪽 모래밭으로 보내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리디아 고는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한 뒤 1벌타를 받아 이 홀에서 한 타를 잃었다.

3타 차로 벌어진 상황에서 박인비는 3번부터 5번 홀까지 3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순식간에 6타 차로 승기를 잡았다. 이날 리디아 고는 이날 3∼5m 내외의 퍼트가 계속 홀로 들어가지 못하면서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후반 들어 펑산산이 박인비를 위협해 오기 시작했지만 적수가 되지는 못했다. 9번부터 11번 홀까지 3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한때 박인비를 3타 차까지 추격해 온 것이다. 그러나 펑산산이 13번 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하고 박인비는 15번 홀(파4)에서버디를 잡아 5타 차가 되면서 사실상 박인비의 우승이 확정됐다.

경기 한때 메달권 밖으로도 밀려났던 리디아 고는 막판에 가까스로 은메달을 가져갔다.

14번과 16번 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잡아내며 펑산산과 동률을 이룬 리디아 고는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도 버디를 기록해 1타 차 2위에 올랐다.

경기 직후 박인비는 "사실 나도 이번 대회 성적을 장담할 수 없었다"며 "다만 한계에 도전한다는 올림픽 정신에 걸맞게 겸허한 자세로 경기에 나선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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