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체험+실습 '진수성찬'… 꿈 찾는 '맛있는' 수업

진로에 생각 키우는 시간, 자유하기제

자유학기제를 통해 학생들이 꿈과 끼를 펼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대구의 한 중학교 학생들이 자유학기제를 맞아 클라이밍 체험을 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자유학기제를 통해 학생들이 꿈과 끼를 펼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대구의 한 중학교 학생들이 자유학기제를 맞아 클라이밍 체험을 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여름방학이 끝나고 지역 대부분 중'고등학교가 개학에 돌입했다.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은 2학기에 접어들면서 처음 접해보는 자유학기제가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다가올 것이다. 자유학기제의 기본 목표는 '학생들이 학교생활과 교실수업에 흥미를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즉 교실에서 '이번 학기에는 이 부분에서 시험에 나온다'가 아니라 '이번 학기에는 어떻게 우리의 꿈, 목표를 달성시킬까?'와 같은 고민이 흘러나오게 된다. 자유학기제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학생들은 꿈과 목표를 찾고,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학부모 역시 자녀가 공부 외 다양한 경험을 통해 스스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자유학기제에 달라지는 점

올해부터 전국 중학교에서 실시하는 자유학기제란 중학교 한 학기에 한해 중간'기말고사 등 시험을 치지 않고 다양한 체험활동으로 진행되는 학기를 말한다. 시험 부담을 줄이고 진로체험활동, 토론'실습형 수업, 학생 참여 수업 확대 등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것이다.

자유학기제 운영 기간은 1학년 1학기~2학년 1학기 기간 중 학교장이 학교 교원,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해서 한 학기를 결정한다. 이 기간에는 학생들의 수요, 관심사에 따라 170시간 이상을 학생 참여형 수업, 교내'외 체험활동 중심으로 운영해야 한다.

자유학기제가 체험활동 위주의 교육과정으로 이루어졌다고 해서 '공부하지 않고 노는 시간'으로 여기면 안 된다. 기초 학력을 위한 교과 수업은 진행하고, 학생들의 활동 상황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되기 때문이다.

자유학기제 기간 중 학생들은 오전에 정상적으로 교과 수업을 받게 된다. 그리고 교사들은 포트폴리오 평가, 수행평가, 형성 평가 등 기존보다 훨씬 다양한 방식으로 성취도를 평가한다. 즉 지필 시험만 없어질 뿐 자유학기제에서는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는 과정 및 활동을 평가하는 것이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발표, 태도, 모둠 활동 능력, 과제물 등을 평가하며 이는 학생부의 '과목별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등에 반영된다.

교육부는 2013년 전국 42개교에서 자유학기제 연구학교를 시범 운영했다. 그 후 2014년 840곳, 2015년 2천5501곳의 중학교 등으로 확대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2013년 자유학기제를 일부 학교에 시범적으로 도입하고 나서 올해 전면 시행에 이르기까지 학생, 학부모, 교원의 만족도가 모두 향상됐다"며 "학생들이 꿈과 목표에 대해 생각하는 힘이 자라는 모습에 공교육을 신뢰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했다.

◆다양한 체험활동 가능

자유학기제에 진행되는 활동은 진로탐색, 주제선택, 동아리, 예술'체육 활동 등 네 가지 활동으로 구분된다. 각 학교에서는 네 가지 활동을 짜임새 있게 구성해 학생들을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도록 한다.

진로탐색 활동은 학생들이 희망하는 직업 체험 처에서 현장 실습을 하거나, 초청강연, 직업 조사, 모의 창업 등 직업 실무체험을 해보는 시간이다. 주제선택 활동은 '학교신문 만들기'와 같은 교과 내용과 관련된 주제를 정해 활동을 펼치는데, 학생들의 관심 분야에 대한 재능을 발견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동아리 활동은 댄스, 문학, 과학 동아리 등 다양한 교내 동아리 활동과 학교 간 연계 동아리 활동을 통해 꿈과 끼를 기를 수 있는 기회다. 예술'체육 활동의 경우 축구, 농구와 같은 스포츠 활동에서부터 무용, 그림, 사진에 이르기까지 교과 수업 외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된다.

학생들의 적성과 소질에 맞게 자율활동 시간을 구성할 수 있는 만큼 학교마다 운영하는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지난해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자유학기제 실천 우수 사례 공모전'에서 우수 학교로 선정된 동변중학교는 진로탐색 활동을 전 학년과 연계한 교육과정, 교과별 진로연계수업, 뮤지컬 융합수업 프로젝트로 눈길을 끌었다. 영남중은 특히 영어 교과목에서 모둠별 수업, 프로젝트 수업을 시도했고 학생들의 학업 흥미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대구체육중의 경우 태릉선수촌에 방문해 국가대표 운동선수들의 훈련 내용, 일상을 경험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자유학기제 기초가 탄탄한 대구

대구는 교육부의 방침에 앞서 지난해 1학년 2학기부터 모든 중학교에 자유학기제를 도입했다. 일찍부터 시행착오를 거듭한 만큼 대구는 타시도보다 진로체험 인프라, 지역 사회의 협조 체계가 잘 갖춰진 편이다.

대구시교육청은 지난해 5월 자유학기제 시행 선포식을 열고 학교 밖 다양한 체험활동을 위해 지역사회의 협조를 약속받았다. 이에 대구시는 '우리 마을 교육나눔사업'을 통해 모두 38곳에 이르는 '마을'을 구축했다. 현재 이들은 각 학교를 중심으로 인근 지역사회, 기관단체와 교육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창의성'인성 함양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또 지역 공기업, 은행, 관공서, 대학 등과 자유학기제 운영을 위한 협약을 늘려가고 있다.

시교육청의 목표는 자유학기제 때 학생, 교사들이 지녔던 마음가짐을 전 학년의 교육과정에 걸쳐 이어가도록 돕는 것이다. 즉 교사들은 자유학기제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학생 참여형 수업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또 학생들에게는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학창시절 전 기간에 걸쳐 꿈과 진로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는 힘을 길러주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시교육청은 올해 초등학교 가운데 9곳을 자유학기제를 위한 연구학교로 지정했다. 이들 학교 6학년 학생들은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진로탐색 활동을 중점적으로 하며, 담임교사를 중심으로 한 교실수업 개선이 이루어지게 된다. 또 자유학기제 운영을 위한 학습 기자재와 수업 개선을 위한 지원도 결정했다.

이 밖에 교육청은 매년 자유학기제 학부모 토크콘서트, 교원 연수, 학부모 연수를 통해 학생, 학부모, 교원들과 꾸준한 피드백을 펼쳐갈 계획이다.

이상근 대구시교육청 교육과정과장은 "잉크 한 방울이 맑은 물에 떨어져 빠른 속도로 번져나가듯, 자유학기제는 우리나라 교육 전반에 큰 혁신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자유학기제가 학생들의 창의성, 인성 등 미래지향적 역량을 발굴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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