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입하면 '착한 부자'…예금·적금·펀드 수익금 일부 '기부' 금융상품

KEB하나은행
KEB하나은행 '바보의 나눔 적금'
DGB대구은행
DGB대구은행 '100주년 기념 대성당 건립기금 통장'
NH농협은행
NH농협은행 'NH착한어린이 적금'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어렵다.' 성경 구절처럼 부와 선행을 함께 쌓기는 쉽잖다. 그러나 최근 예'적금이나 펀드 등에 가입하면 수익금 일부를 기부금으로 적립하는 착한 금융상품들이 앞다퉈 출시돼 부자 되기가 '두려운' 이들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있다.

살벌한 금융시장을 따뜻하게 해주는 이들 상품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운영된다. 예금상품은 평균 잔액, 펀드는 판매수수료의 일부를 떼어내 기부금으로 적립하는 방식으로, 보통 고객이 기부한 만큼 은행도 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펀드 투자금의 일부를 쪼개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나눔 펀드'도 있다. 재테크와 기부를 동시에 하는 1석 2조 금융상품들로 '바늘구멍 통과'를 시도해 보자.

◆고 김수환 추기경

세상을 떠나는 순간 자신의 각막을 기증함으로써 나눔을 몸소 실천했던 고(故) 김수환 추기경. KEB하나은행의 '바보의 나눔 적금'은 추기경의 이런 나눔에 동참하는 상품이다.

은행 측은 적금 신규 계좌당 100원을 김수환 추기경의 나눔 정신을 이어가고 있는 재단법인 '바보의나눔'에 기부한다. 가입자는 장기기증과 재단 기부를 약속하면 우대금리를 적용받는다.

장기기증 희망 등록자는 0.5%, 바보의나눔 재단에 원금과 이자를 전부 기부하면 0.5%, 일부만 기부하면 0.3% 우대금리를 받는다. 장기기증 우대금리를 적용받으려면 장기기증 등록증이나 장기기증 서약 스티커가 붙어 있는 신분증을 지참하는 것이 좋다. '바보의 나눔 적금'은 1년제부터 3년제까지 만기가 다양하고 한 사람당 2계좌까지 가입이 가능하다.

앞서 DGB대구은행은 '100주년 기념 대성당 건립기금 통장'을 판매했다. 최근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건립된 100주년기념 대성당 건립에도 뜻을 보탠 상품이다. 대성당 건립기금 모금에 참여, 기념통장으로 간직할 수 있고 모금된 건립기금을 효율적으로 집계'기록 및 관리했다. 또 건립기금 통장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I LOVE 대성당예금'적금' 특별상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이 상품은 가입기간이 1년 이상 3년 이하이며 예금은 연 0.2% 적금은 1.0%의 우대금리를 제공했다.

우리은행은 종교단체와 신자들을 위해 '우리사랑나누미 적금'을 출시했다. 후원하는 종교단체에 원리금을 기부할 수 있는 상품으로, 원금과 이자를 전부 기부하면 0.5%, 일부만 기부하면 0.3% 금리가 우대된다. 우리은행은 특히 지난해 천주교 신자 전용 상품인 '우리성당카드'도 내놨다. 세례명이 들어간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만들면 적립 포인트가 매달 소속 교구로 기부되는 상품이다.

◆기부와 적금을 동시에

DGB대구은행은 기부를 통해 후원금을 받을 수 있는 '후원금모금예금'을 판매 중이다. 기부자 및 기부받는 단체 모두에게 우대혜택을 주는 공익형 상품. 다만, 세법상 기부금 공제가 가능한 단체만 가입 가능하다. 총모금액 연평균 잔액의 0.50% 범위 내에서 별도 후원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후원금 모금 단체명과 모금계좌를 대구은행 홈페이지에서 대행 홍보해 준다. 또 기부하는 고객에게는 입금에 따른 송금수수료 면제, 기부금영수증 대행 발급 등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기부상품은 기부비용을 은행이 직접 부담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KB사랑나눔적금'은 기부나 봉사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각각 0.3% 우대금리 혜택을 받고 건당 500원이 기부금으로 출연된다. 기부금은 한 계좌당 최대 1천원이다. 'KB통일기원 적금'은 통일에 대한 국민 공감대 형성을 위해 출시된 상품이다. 세금 공제 전 만기이자의 1%가 대북 지원 사업과 통일 관련 단체에 출연된다. 이북 실향민, 북한이탈주민, 통일부가 주최하는 통일 캠프 수료자나 통일부 어린이 기자단 합격자, 개성공단 입주업체 임직원은 0.3% 우대이율을 적용받는다.

NH농협은행의 'NH착한어린이 적금'은 만 13세 이하 어린이 전용 금융상품이다. NH착한어린이통장을 통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굿네이버스, 세이브더칠드런 등 어린이단체에 정기후원금을 자동납부하면 우대금리 혜택을 준다. 형제자매가 같이 가입하면 둘 다 0.1%씩 금리를 우대받는다.

◆착한 보험, 기부도 하고 위험에도 대비

착한 상품은 보험에도 있는데 바로 '기부보험'이다. 기부보험은 '보험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가입자가 사전에 지정한 곳에 기부하는 보험 상품이다. 기부보험은 종신보험(정기보험)이 대부분으로 매달 조금씩 보험료를 납부해서 훗날 목돈 보험금으로 기부하는 것이다.

IBK연금보험의 '무배당 IBK행복나눔연금보험'은 고객이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기부를 원하는 사회복지단체를 지정하면 보험사와 보험대리점이 납입된 보험료의 0.5%를 매월 적립해 사회복지단체에 기부한다. 적립금은 1년 단위로 기부하며 보험가입 후 5년간 지속된다. 기부처는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 월드비전 등이다.

생활터전을 개선하자는 취지의 녹지 조성을 위한 기부 보험상품도 있다. 미래에셋생명의 녹지 기부보험은 가입자가 1천 그루의 나무 기부를 목표로 매달 1만∼2만원의 보험료를 내면 가입자 사후에 적립된 금액만큼 녹지 조성에 쓰인다. 가입자 연령에 따라 보험료가 정해지며, 가입자가 중도 해지를 원할 경우 보험료도 돌려준다. 보험금은 기금 형태로 관리되며 기부금이 일정 수준 모이면 기부자 이름으로 몽골 등 사막화가 진행 중인 나라의 녹지 조성에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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