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모(25) 씨는 지난 6월 에이블씨엔씨의 화장품 브랜드 어퓨(Apieu)가 출시한 '리락쿠마' 화장품 한정판 제품을 보자마자 귀여운 외관 디자인에 '심쿵'했다. 리락쿠마란 휴식(relax)을 좋아하는 갈색 곰인형 캐릭터로, 일본 산엑스(San-X)사의 대표 캐릭터다. 강 씨는 '어차피 사야 하는 화장품이라면 이 기회에 예쁜 것으로 사 두자'고 생각하며 쿠션 블러셔와 클렌징 폼, 매니큐어, 틴트, 마스카라, 립스틱, 퍼프, 리무버 등 6만원가량의 화장품을 한꺼번에 구입했다. 강 씨는 "평소 리락쿠마와 그 친구 캐릭터들의 무표정하면서도 귀여운 모습을 좋아했는데 거의 모든 필수 화장품에 캐릭터가 그려져 있어 나도 모르게 지르고 말았다. 화장품을 다 쓰고 나서도 빈 용기를 버리지 않고 모아 둘 계획이다. 최근 출시한 라네즈×럭키슈에뜨의 부엉이 캐릭터 화장품도 상당히 탐난다"고 했다.
화장품과 패션'팬시'애니메이션의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협업)이 활발히 이어지면서 불경기 속에서도 여성들의 지갑이 활짝 열리고 있다. 예쁘고 독특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화장품 소비자나, 이른바 '덕후'(오타쿠'특정 분야나 대상에 몰입하는 마니아)들의 '덕심'과 수집욕을 자극하며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캐릭터'패션과의 만남, 귀엽고 아름다운 외관으로 '여심' 자극
최근 수년간 화장품 업계에서는 캐릭터 및 패션 디자인과의 협업이 이어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는 이달 1일 '라네즈×럭키슈에뜨' 컬래버레이션 한정판 제품을 출시해 8월 한 달 동안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라네즈는 지난 2014년부터 'LANEIGE MEETS FASHION(라네즈와 패션의 만남)' 프로젝트를 매년 한 차례씩 실시해 왔다.
올해는 '자뎅 드 슈에뜨'(디자이너 김재현)의 세컨드 브랜드인 '럭키슈에뜨'의 부엉이 캐릭터를 화장품 용기 디자인에 접목했다. 당당하고 적극적인 모습의 '벨라 슈에뜨'와 내성적이고 수줍은 성격의 '블리 슈에뜨'가 곳곳에 그려져 있어 화장품 사용자와 그 주변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로드샵 브랜드 아리따움은 지난해 10월 국내 대표 캐릭터 디자인 기업인 스티키몬스터랩과 협업한 '아리따움×스티키몬스터랩' 컬래버레이션 라인을 출시해 인기를 끈 바 있다. 이 제품 가운데는 아리따움 멤버십 VIP'VVIP 등급 고객만 구매할 수 있는 한정 제품도 있어 브랜드 마니아층의 관심을 크게 얻었다.
에이블씨엔씨의 어퓨는 지난 6월 8일 리락쿠마 에디션을 처음 내놓은 이후 현재까지 꾸준히 신제품을 내놓으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리락쿠마 에디션은 첫 출시한 지 이틀 만에 3만 개 판매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어퓨가 지난해 8월 출시한 도라에몽 에디션 판매량보다 약 2배 빠른 기록이다. 도라에몽 에디션은 당시 14종 24품목으로 출시해 마니아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최근에는 리락쿠마 얼굴 인형을 바탕으로 만든 원형 파우치를 함께 내놓아 리락쿠마 팬들의 지갑을 공략하기에 이르렀다.
이 밖에도 지난해 해피바스는 흰색 하마 모습의 캐릭터인 '무민'과 협업했으며, 미쟝센은 영국 프리미엄 플라워 브랜드 '맥퀸즈'와 퍼퓸 샴푸 플로리스트 에디션을 선보였다. 미샤의 미니언즈 에디션, 더페이스샵의 디즈니 에디션도 인기를 끌고 있다.
◆화장품의 독특한 외관 디자인은 사용자 취향을 표현하는 수단
화장품 브랜드가 최근 캐릭터'디자인과의 협업을 확대하는 것은 소비자들이 화장품을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여기는 경향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많은 여성들은 가방 속 파우치에 틴트나 립스틱, 쿠션 팩트, 마스카라 등을 항상 휴대하며 필요한 경우 수시로 화장을 고치는데, 이 과정에서 꺼내 드는 화장품이 그의 개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것. 과거에는 브랜드'제품명이 이런 역할을 했으나, 지금은 화장품 용기의 독특한 외관이 이런 기능을 대체하는 모습이다.
특히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의 캐릭터가 홍수를 이루는 가운데 특정 캐릭터를 선호하고 굿즈(goods'제품, 주로 캐릭터'연예인 관련 제품을 이름)를 수집하는 마니아층이 두터워진 것도 화장품 업계의 협업 트렌드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쿠션' 화장품은 여성 소비자와 화장품 브랜드 모두가 선호하는 컬래버레이션 적용 대상이다. 쿠션 화장품 경우 넓고 둥근 외관을 하는데다 사용자가 이를 얼굴 높이로 들어 올려 손거울로도 활용한다. 주변 사람의 시선을 끄는 데 이만한 제품이 없는 셈이다. 이에 따라 외국 화장품 브랜드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쿠션 케이스에 디자인 협업을 적용한 제품을 속속 내놓곤 했다.
라네즈 브랜드 매니저는 "올해 세 번째로 선보인 라네즈 미츠 패션 프로젝트는 각각의 화장품이 미용이라는 본연의 기능뿐만 아니라 소유하고 싶은 패셔너블한 뷰티 아이템으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예쁘고 독특한 디자인을 접목했다. 매일 파우치에 넣고 다니며 자랑하고 싶을 만한 아이템을 만들어 낸 덕분에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홍준표 대선 출마하나 "트럼프 상대 할 사람 나밖에 없다"
나경원 "'계엄해제 표결 불참'은 민주당 지지자들 탓…국회 포위했다"
홍준표, 尹에게 朴처럼 된다 이미 경고…"대구시장 그만두고 돕겠다"
언론이 감춘 진실…수상한 헌재 Vs. 민주당 국헌문란 [석민의News픽]
"한동훈 사살" 제보 받았다던 김어준…결국 경찰 고발 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