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오페라하우스 개관과 함께 시작된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2016년 올해, 14번째 개최를 앞두고 있다. 그동안 축제 누적 관객만 47만 명으로 집계된다. 대구시민 한 사람이 단 한 번 참여했다고 봤을 때 5명 중 1명은 축제와 함께한 셈이다.
물론, 외지 관객 비율이 30%가량 차지한다는 점, 미취학 연령은 공연장에 입장할 수 없으므로 제외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여러 편의 작품을 여러 해 계속 관람한 애호가 계층도 상당수 존재한다는 점 등을 고려하지 않은 수치이다. 그렇지만 이 정도면 우리 지역에서 누구를 붙잡고 물어봐도 '대구국제오페라축제'를 잘 안다는 대답이 돌아와야 할 터인데, 현실은 아쉽게도 그렇지 못하다. 무엇 때문일까?
공연예술의 특성 중 하나로 '경험재'를 얘기한다. 구매하기 전에는 보거나 만져볼 수 없는 무형의 것이고, 공연장에 가서야 비로소 그 매력을 느낄 수 있으며, '현장감'이 생명인 상품이다. 경험해보기 전에는 선뜻 구매하기 어렵다고 하여 '경험재'로 분류한다. 그나마 대중적인 상업공연이면 만만하기라도 하지, 부르기도 어색한 그 이름 오페라라니! 이렇다 보니 수십 년 대구에 살면서 오페라 한 편 못 봤다 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렇다면 이제 용기를 내시라고 제안하고 싶다. 여태 가보지 못한 새로운 영토가 바로 여러분 가까이에 펼쳐져 있다. '제14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오는 10월 6일부터 11월 5일까지 5주간 열리며, 매주 목요일부터 토요일 사이에 한 편씩, 모두 다섯 편의 오페라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낯설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만도 않다. 특히 개막작인 푸치니의 과 폐막작인 비제의 , 그리고 푸치니의 또 다른 작품 , 이 세 작품은 수많은 영화와 TV드라마, 광고를 통해서 귀에 익은 아리아들로 가득하다. 여러 매체를 통해서 수없이 들었던 그 음악을 좋은 공연장에서, 마이크 하나 사용하지 않은 성악가들의 육성으로 함께할 때의 그 생생한 감동을 꼭 한 번 느껴보셨으면 좋겠다. 이것이야말로 대구시민으로서의 인센티브라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대한민국 어디에서, 이 같은 오페라 작품을 영화 한 편 보는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단 말인가.
그뿐만이 아니다. 베토벤의 유일한 오페라인 를 세계에서 가장 잘 만드는 독일 본 국립극장 프로덕션으로 함께할 수 있다. 그리고 25명의 무용수들이 전체 오페라를 이끌어간다는 점에서 대단히 독보적인 작품, 오스트리아 린츠 극장의 도 만날 수 있다. 이 두 작품은 이번 기회를 놓치면 유럽 현지에 가서야 볼 수 있는 공연들이다.
제14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고난을 넘어 환희로!'를 주제로 구성하였다. 바로 베토벤 정신이다. 또한 축제를 통하여 알리고 싶은 '예술의 힘'이기도 하다. 삼삼오오 모일 때마다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말을 흔히 주고받는다. 어쩌면 고난의 시대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마음만 먹는다면 수준 높은 예술작품을 통하여 우리 삶의 이야기를 한결 풍성하고 아름답게 바꿀 수도 있다. 우리 축제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지원 축제를 대상으로 하는 평가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어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국내 오페라계 발전에 기여하는 한편 도시브랜드 효과 창출, 타지역 관객 유입에 따른 관광 활성화, 관련 산업 동반 성장 등의 긍정적 효과를 창출한다'는 칭찬도 들었다. 그 모든 것이 다 좋지만 무엇보다 이번 오페라축제가 250만 대구시민의 일상을 변화시키고, 시민의 창의성과 감성을 더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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