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펄펄 끓는 바다…어획량 30%↓

동해안 연안 수온 30℃ 이상, 예년보다 10도 이상 더 높아

올여름 경북 동해안을 비롯한 우리나라 바다 수온이 예년보다 10℃ 이상 높은 고온 현상을 보이고 있다. 수온 변화는 어획량 감소로 이어져 어민들의 한숨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 실시간 해양관측정보에 따르면 22일 포항 연안 해수면 온도는 33.2도까지 치솟는 등 동해안 연안 온도가 대부분 30도 이상을 기록했다. 연안 해수면 온도는 육지 기온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는 하지만 평균 기온이 24도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10도 가까운 차이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 같은 온도 변화는 동해 먼바다에서도 관측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가 지난 5일부터 17일까지 69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해수면 온도 조사에서 울진군 죽변 먼바다 등 다수 지점이 평년(30년 평균치) 22도보다 7도 높은 29도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연'근해 모두가 펄펄 끓고 있다는 것이다.

동해수산연구소 관계자는 "예전처럼 장마전선이 올라오지도 않고, 계속 더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끔 비 오는 정도로는 수온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태풍 등 기상변동이 없으면 고온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처럼 수온이 급상승하면서 어획량에도 큰 변동이 일고 있다. 포항수협 등은 지난해 7, 8월보다 올해 같은 기간 활어 어획량이 30% 급감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활어회 위판 가격도 동반 상승해 3만원어치 횟감을 사도 4명이 먹기에 부족한 상황을 빚고 있다. 연중 포획되는 문어는 수온 영향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작년 1월부터 8월 18일까지 잡혔던 1천13t이 올 들어 722t으로 30%나 줄었다.

이와 관련, 지난 19일 영덕 강구 앞바다에서는 열대성 어종인 청새치가 포획되기도 했다. 동해 수온이 점점 높아지면서 발생한 현상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국립수산과학원 역시 2년 전부터 지속하고 있는 동해 수온 고온 현상에 대해 이상기온 등 '다른 요인'이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포항수협 관계자는 "수온의 영향이 직접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해마다 어획량이 줄고 있어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며 "수온 상승과 어종 변화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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