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대구시민들을 만나면 '웬일입니까, 서울 안 갔습니까'라는 질문을 듣습니다. '서울엔 집이 없고 제 집은 대구에 있습니다'라고 답해드립니다."
지난 4'13 총선 새누리당 후보로 대구 수성갑에서 출마, 낙선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23일 대구 수성구 한 음식점에서 가진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구생활 1년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총선 후 언론과의 인터뷰는 매일신문이 처음이다.
그는 총선 뒤 4개월이 지났지만 일각의 예상과 달리 대구를 떠나지 않았고, 여전히 대구에 살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지난해 8월 25일 대구 수성구 신매동 한 아파트로 이사왔으며, '대구시민 김문수'가 된지 만 1년이 됐다.
김 전 지사는 요즘 부인의 심부름으로 집 근처 마트에서 장을 보기도 하고,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산책하기도 한다. 수성구에 있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고, 치맥축제에도 참석하면서 보통 대구시민으로 살고 있다.
그는 "강연 요청이 있으면 서울에 가지만 대부분 대구에서 보내고 있다"면서 "집에서 책을 보면서 자숙하고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다. 동네주민들이 김 전 지사에게 하는 인사는 총선 전과 후가 다르다. 총선 전에는 "뭐하러 왔습니까"였다면 지금은 "웬일입니까"로 바뀐 것이다.
수성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전 지사는 국가 현안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최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공식 퇴진 요구를 해 화제가 됐다. 그는 "국회의원 선거에 떨어졌다고 정계은퇴하라 요구하는 사람도 있지만 정치인은 내야 할 목소리와 해야 할 일이 있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원외 당협위원장은 낙선자이지만 주눅 들어서 가만 있는 것이 아니라 더 치열하게 옳은 민심을 당지도부에 전해야 한다"면서 "국가적 현안이 있을 때마다 정치인으로서 할 말을 하고 할 일도 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권 도전과 관련, 김 전 지사는 "당분간 지켜봐야 한다. 수성갑에서 패배함으로써 상당한 타격을 입어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을 아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의정활동을 평가해달라'고 하자, 그는 "수성갑 주민들이 선택했는데 주민들이 판단하지 않겠느냐. 제가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고 했다.
'대구에 계속 머무를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김 전 지사는 "대구시민에게 말로 백 번 해봐야 믿어주지 않는다"면서 "그냥 대구에서 사는 거다. 대구시민들이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김 전 지사는 "고향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패배해 더 아프다"면서 "하지만 대구에 온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는 대구경북의 중핵도시로, 대구가 무너지면 대구경북이 무너진다"면서 "대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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