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폭염으로 신음 중이다. 대구 폭염은 최고다. 지난 30년간 전국에서 폭염 일수가 가장 많다. 연간 평균 폭염 일수가 다른 도시는 20일 밑일 때 대구는 24.44일. 이런 추세라면 2100년까지 대구 폭염 일수는 42.2~87.68일로 늘 듯하다. 지금의 2~4배다. 지난 20일의 '2016 대구국제폭염대응포럼'에서 국립기상과학원 김백조 응용기상연구과장이 내놓은 분석이다.
올여름 한반도를 덮친 폭염은 식물 성장 환경마저 바꿀 태세다. 연일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꼼짝 못하는 식물이 안타깝다. 도심 식물은 더하다. 자동차 매연, 도로와 건물의 열기 등 숨 막히는 오염 환경과의 힘겨운 싸움 탓이다. 도로변 식물 상태가 요즘 애처로운 까닭이다. 그 결과는 조락(凋落)이다. 가을 전에 맞는 때아닌 죽음, 시든 나뭇잎과 꽃잎의 낙하(落下)다. 사람들의 관심조차 없지만 식물의 조락은 생존의 지혜일 수 있다. 나무를 살려 인간과 다음 계절을 맞기 위해서 말이다.
식물만 그럴까? 요즘 나라 안에는 진경준 전 검사장을 비롯한 비리 몰락자처럼 사람의 조락도 흔하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도 조락 운명은 피할 수 없다. 특히 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를 둘러싼 비리부정의 의혹 냄새를 맡으면 더욱 그렇다. 그는 청와대 높은 권좌에서, 배운 것처럼 국민을 위한 정의의 칼날을 휘두르는 대신 숱한 의혹 덩어리의 축으로 조락을 향한 벼랑 끝 신세다. 인생 황금기의 조락 꼴이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우 수석 구하기에 몸부림이나 그의 조락은 자명하다.
그것은 국민의 외면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청와대나 새누리당, 대통령의 나라가 아닌, 바로 국민 모두의 나라다. 그의 조락은 사리사욕의 인과응보 같다. 나무와 인간을 위한 식물 조락보다 못한, 오로지 자신과 주변 일부의 이익을 좇은 추한 모습일 따름이다. 그가 배운 법전(法典)에 나오는지는 알 수 없지만 '사십이장경'이라는 불교 경전에 나오는 경구는 그에게 어울릴 법하다.
"사람들이 재물과 색(色)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마치 칼날에 묻은 꿀을 탐내는 것과 같다. 한번 입에 댈 것도 못되는데 어린애들은 그것을 핥다가 혀를 상한다. 사람이 처자나 집에 얽매이는 것은 감옥에 갇히는 것보다 더하다. 호랑이 입에 들어가는 재난이 있다 하더라도 깊이깊이 빠져든다." 어린애도 아니면서 칼날 위 꿀에 취해 재산과 권력으로 조락을 자초하는 우 수석과 그를 구하려는 무리들이 애처로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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