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칠곡·성주·김천…민심 못 살피는 중앙정부

김천 반대 집회에 6천명 참여

24일 오후 김천시종합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사드 반대 범김천시민 궐기대회에서 한 시민이 사드 배치에 대해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ent.co.kr
24일 오후 김천시종합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사드 반대 범김천시민 궐기대회에서 한 시민이 사드 배치에 대해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ent.co.kr

사드 배치 지역을 둘러싸고 칠곡'성주'김천에서 도미노 반발이 이어지면서 지방과 소통하지 않는 중앙정부의 무능'무책임을 질타하는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애초 정부는 칠곡 사드 배치설을 수수방관, 불필요한 갈등을 불러일으켰다. 또 주민 동의 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고 돌연 성주를 사드 배치 지역으로 결정, 대구경북 시도민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결국 정부는 제3후보지 검토로 물러났지만, 여전히 해당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에는 관심이 없어 김천 시민들의 민심이 들끓고 있다.

24일 오후 6시 김천종합스포츠타운(운동장)엔 주민 1만 명이 운집해 '사드 배치 반대 궐기대회'에 참여했다. 이날 집회의 주축은 김천 농소면 일대 주민들이었다.

주민들은 유력한 사드 배치 제3후보지로 꼽히는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이하 롯데골프장)과 바로 인접해 있다. 이외 김천혁신도시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김천 사드 배치 반대대책위원회 등 2개 단체도 가세했다.

이날 주민들은 "정당한 행정 절차와 주민 동의 없는 사드 배치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분노했다. 국방부가 롯데골프장 실사까지 끝마치고 유력한 제3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지만 정작 정부는 아무런 설명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앞서 칠곡과 성주에서도 똑같은 행태를 거듭했다. 정부는 지난 3월 사드 배치를 위한 한'미 공동실무단을 구성해 논의를 시작했지만 5개월이 지나도록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국방부 측 후보지 정보가 수도권 언론에 흘러 들어가 해당 지역의 거센 반발을 샀다.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오르내린 칠곡에선 백선기 군수가 항의 삭발을 하는 등 군민들 전체가 홍역을 앓았다.

국방부는 지난달 13일 사드 배치 지역 최종 발표에선 일방적으로 성주를 결정해 대구경북 시도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정부는 국방부 발표 전 주민들에게 동의와 양해를 구하는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았다. 이 같은 사후 통보에 성주 군민의 분노와 배신감이 폭발했고, 40여 일 동안의 대정부 투쟁이 이어졌다.

이창용 지방분권운동 대구경북본부 상임대표는 "정부가 민주주의의 ABC도 모르는 것 같다. 시대가 바뀌고 국민의 의식이 성장했지만 '국가사업은 무조건 주민이 수용해야 한다'는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제라도 원점으로 돌아가 국민, 특히 해당 지역 주민들의 동의를 얻는데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무능'무책임 정부라는 오명을 벗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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