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붉은 리본 가슴에 단 김천 "사드 물러가라"

사드 배치 찬성한 이철우 의원 집회 단상 올랐다가 야유 받아

24일 오후 김천시종합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사드 반대 범김천시민 궐기대회에서 박보생 김천시장이 삭발을 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ent.co.kr
24일 오후 김천시종합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사드 반대 범김천시민 궐기대회에서 박보생 김천시장이 삭발을 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ent.co.kr

'촛불 들면 사드 간다. 함께 모여 촛불 들자!'

사드 배치 반대 분위기가 성주에 이어 김천으로 확산됐다.

24일 오후 6시 김천시종합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는 김천과 인접한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이하 롯데골프장)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김천 시민 6천여 명(경찰 추산)이 모여 사드 배치 결사반대 범시민 투쟁결의대회를 열었다. 성주군이 성산포대를 제외한 제3의 후보지를 찾아달라고 국방부에 요청한 후 롯데골프장이 유력후보지로 떠오르자 22일 김천시사드배치반대투쟁위원회(이하 김천사드반투위)를 구성한 지 이틀 만에 시민 6천여 명이 모인 것이다.

이날 결의대회는 사드 성산포대 배치와 관련해 오락가락하는 국방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두드러졌다.

김세운 김천사드반투위 수석위원장은 "국방부는 사전에 그 어떤 설득이나 설명, 주민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성산포대로 결정했다가 성주 군민의 반대가 워낙 심하니까 제3의 후보지라고 하며 김천이나 마찬가지인 롯데골프장으로 옮기려 하고 있다"며 "이런 국방부의 행태를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또 "사드 피해가 없다면 성산포대를 최적지라고 발표해 놓고 왜 다른 곳으로 옮기려 하느냐"며 "피해가 없다면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해서 애초 대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보생 시장은 "김천혁신도시가 완성돼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잡았는데 사드 때문에 김천 발전이 중단돼서는 안 된다"며 "성주 군민이 뱉은 음식을 김천 시민이 먹을 수 있느냐"고 강한 어조로 발언했다. 이어 박 시장은 현장에서 "삭발하겠다"고 제안했고 공동위원장들과 함께 삭발을 하며 사드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이어 이철우 국회의원이 단상에 오르자 최근 이 의원의 사드 찬성 발언이 알려진 듯 일부 시민들은 야유와 함께 "내려와"를 외치며 단상으로 접근, 김천사드반투위 관계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 의원이 발언하는 도중에도 비난의 목소리가 계속됐다.

시민들의 야유 속에서도 이 의원은 사드 배치 찬성에 대한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이 의원은 "사드 배치는 국가안보상 꼭 필요한 것"이라며 "국방부가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해야 한다"고 했다. 발언을 마친 이 의원은 서둘러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이날 결의 대회는 일방적인 사드 배치 결정으로 지역갈등을 조장하고 있는 국방부를 비난하며 김천 사드 배치 반대 결의문을 낭독하고 마무리됐다. 이날 집회는 성주와 달리 촛불을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참여한 시민들은 붉은색 사드 반대 리본을 가슴에 달아 눈길을 끌었다.

한편, 롯데골프장 인접 지역민들의 촛불문화제도 김천시내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22일부터 농소면민들이 면사무소 앞마당에서 매일 저녁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으며 김천혁신도시가 위치한 율곡동 주민들도 24일부터 혁신도시 내 안산공원에서 촛불문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읍면동별 사드배치반대투쟁위도 속속 구성되고 있다. 김천시 단위의 반대투쟁위원회와는 별도로 농소면, 율곡동 사드배치반대투쟁위가 활동을 하는 가운데 남면 주민들도 사드반대투쟁위원회를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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