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중부에서 24일(현지시간) 오전 3시 36분께 규모 6.2의 강진이 발생해 지금까지 최소 38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실종됐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과 AP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발생한 지진의 진앙은 중세 문화유적지 페루자에서 남동쪽으로 70㎞, 수도 로마에서 북동쪽으로 100㎞ 떨어진 노르차다.
이번 지진은 진원의 깊이가 10㎞로 얕아 넓은 지역에 피해를 끼쳤다. 로마에서도 사람이 지진을 감지할 수 있을 정도여서 많은 사람이 새벽에 잠을 깨 밖으로 나왔다고 현진 언론들이 전했다.
노르차에서는 1시간 뒤 규모 5.5의 여진이 발생했으며 인근 라치오 주에서도 4.6, 4.3 규모의 여진이 잇달아 발생하는 등 첫 지진 이후 55차례 규모 3.0 이상 여진이 이어졌다.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는 지금까지 38명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보도했다.
실종자수가 100명이라는 현지 언론 보도가 있었지만 건물 잔해에 깔린 피해자 수는 정확한 규모가 파악되지 않고 있어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피해가 가장 큰 라치오 주 리에티 현의 아마트리체와 아쿠몰리 지역의 하늘은 먼지로 뒤덮였고, 누출된 가스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아쿠몰리에서는 6명이 숨졌고 어린아이 둘이 있는 가족이 건물 잔해에 깔려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인구 2천500명의 작은 마을 아마트리체에서도 현재까지 최소 6명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려 숨졌고 페스카라 델 트론토에서도 10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페스카라 델 트론트에서는 생후 9개월된 아기가 주검으로 발견되기도 했다.
할머니가 침대 밑에서 끌어안고 있던 네살, 일곱살 어린이는 무사히 구조됐다.
세르조 피로치 아마트리체 시장은 "구조 작업이 계속 진행 중이어서 정확한 수를 알 수 없지만 많은 사람이 죽었다"며 "상황이 매우,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관영 라디오인 RAI에 "시내 중심부에서 건물이 무너지고, 도시의 불도 다 꺼져버렸다"며 "응급 요원들에게 연락하거나 병원에 갈 수 없었다"고 전했다.
또 "마을의 절반이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마을로 진입하는 도로와 다리가 끊겨 마을이 고립됐다"고 덧붙였다.
주민 마리아 잔니는 "천장 전체가 무너져 내렸다"며 "머리를 베개로 감싼 채 피해 다행히 다리만 약간 다쳤다"고 말했다.
날이 밝자 주민들까지 삽과 맨손으로 잔해를 파헤치며 구조 작업에 힘을 보태 여성 1명과 개 한 마리를 구조하기도 했다.
건물 잔해 밑에서 구조를 요청하는 절규가 들리고 있지만 장비가 부족해 구조 작업은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헌혈 캠페인 당국도 리에티 지역의 병원에서 헌혈해달라고 요청했다.
현지 언론들은 움브리아주뿐 아니라 움브리아와 인접한 레마르케주에서도 진동에 깜짝 놀란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고 보도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의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정부가 지방 당국과 긴밀히 연락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지진이 가장 잦은 지역이다. 나폴리 인근의 베수비오 화산, 시칠리아 섬의 에트나 화산이 지금도 활동하고 있다.
2009년 4월에는 라퀼라에서 발생한 규모 6.3 지진으로 300명 이상이 사망했다. 당시에도 진동이 로마에서도 느껴졌다.
움브리아 주에는 한국 교민 수십 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부는 한국인의 피해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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