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서민 희로애락 표현…대구 숨은 명소 찾아 구석구석 답사
주간매일이 30년 넘게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 온 이면에 숨은 공로자들이 있다. 양질의 원고로 지면을 장식해준 많은 기고자들이다. 이들은 본지 취재진의 발길이 닿지 않는 영역에서 자신만의 장기를 살려 독자들에게 '별미'를 제공해주었다.
생활풍수, 등산, 요리, 만화 등 분야에서 전문가 식견과 필치를 살려 지면의 다양성을 살리는데 크게 기여했다. 인기 연재물들은 벌써 책으로 출간돼 전국 서점의 서가를 장식하기도 했다. 그동안 주간매일의 인기 코너를 담당했던 필진들을 소개한다.
◆'풍(風) 따라 수(水) 따라' 하국근 전 매일신문 부장=나와 '주간매일'은 내 삶에 있어서 큰 의미가 부여되는 두 번의 만남과 한 번의 헤어짐, 그리고 지금 또 한 번 헤어짐의 아픔을 눈앞에 두고 있다.
나와 그네와의 첫 만남은 매일신문 입사 후 첫 임지로서이다. 간단한 입사 과정을 거친 후 수습으로 발령받은 부서가 3층 편집국 서쪽에 자리 잡고 있던 주간부였다. '매일생활정보'란 제호를 달고 있었던 무료 주간지, 거기서 내 기자생활 20년의 첫걸음이 떼어졌다. 본지와는 달리 무게감보다 일상과 맞물린 기사로 메꾸어져 독자들의 인기를 끌었다. 두 번째 그네와의 만남은 풍수 칼럼 '풍 따라 수 따라'가 매개했다. 지면 2면에 격주로 게재되었던 이 칼럼으로 후반기 내 삶의 이정표가 세워졌다.
만남은 헤어짐을 동반한다. 회사를 떠남으로써 첫 번째 헤어짐을 겪었고, 이제 그네의 정간 소식으로 두 번째 독자로서의 헤어짐을 준비하고 있다. 언제, 어떤 형태의 세 번째 만남이 이루어질지는 모른다. 다만 더 성숙한 모습으로, 더 반갑게 만날 것이라 확신한다. 왜냐하면 '삼세판'이고, 인간에게 세 번째 헤어짐은 필연이기 때문이다.
◆'산사랑 & 산사람' 지홍석 산정산악회장=필자는 2010년 1월부터 2014년 4월까지 주간매일에서 글과 사진으로 독자와 만났다. 격주로 한 중앙의 양면에 연재된 '산사랑 산사람'이란 지면에서다. 모르긴 몰라도 그 당시 매일신문 독자들에게는 가장 많은 사랑과 격려를 받았던 코너가 아니었을까.
때마침 전국은 레저에 대한 붐이 한창이었고, 그 한가운데에 등산이 자리매김되고 있었다. 그러나 자칫하면 어느 한 쪽으로 기사가 치우칠 것을 경계했음인지 유명세를 타고 있던 100대 명산과 이름 없는 산을 발굴하여 격주로 기사를 실음으로써 산에 대한 독자들의 다양한 욕구와 눈높이에 균형을 맞춰 오래도록 사랑받았는지도 모른다.
세월이 흘러 당시 소개되었던 무명의 산과 트레킹 코스가 이제 전국적 유명 명산이 되고 최고의 트레킹 코스가 되었다. 그런데 그런 영화를 주도한 주간매일이 뒤안길로 사라진다니 참으로 가슴 아프다.
그러나 모든 것에는 음과 양이 있고 영원한 것이 없는 법, 더 큰 도약을 위한 불가분의 선택이었으리라 믿는다. 아직도 잊히지 않는 기사에 얽힌 숱한 추억과 사연을 뒤로하고 내 인생 가장 황금기를 함께 한 주간매일에 진심으로 감사하며 아듀를 고한다.
◆'전문양의 푸드 다이어리' 전문양㈜모짱 대표이사(모모짱의 맛있는 하루 푸드블로그 운영)='맛있는 하루'라는 캐치프레이즈로 하루하루를 '맛' 있고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을 인생의 슬로건으로 내걸고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는 식도락가, 미식가가 아닌 인생의 미식가가 되고 싶었다. 잡지 푸드 기행, 신문사의 푸드 칼럼니스트를 거쳐, 7년간 네이버 푸드 블로거 '모모짱'을 운영 하면서 매일신문 푸드칼럼과 인연을 맺었다.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매일신문의 '푸드 다이어리' 칼럼을 게재하면서 글 쓰는 실력도 한층 업그레이드되었고 균형감각도 더욱더 발달한 것 같아서 매일신문과의 인연은 나에게 있어서 더욱더 각별하다.
미리 준비해 두고 챙겨두는 습관을 가졌지만, 한 편의 글을 정리하고 마감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주간매일에 칼럼을 쓰면서 글을 쓰는 산고의 고통을 경험했다.
푸드 기획을 총괄하는 푸드 디렉터의 업무와, CI, BI, 인테리어, 플레이팅 등 디자인과 관련된 일, 그리고 작년부터는 포항 상옥마을에서 김장 파티를 개최하였고, 김장사업을 시작했다. 이런 일을 할 때는 무엇보다 마켓을 잘 알아야 한다. 마켓을 분석할 때 매일신문을 늘 챙겨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주간매일과 매일신문이 통합된다고 하니 기대가 무척 크다. 푸드와 관련된 최신 정보와 푸드 마케팅 정보도 좀 더 전문적으로 다루어 주었으면 좋겠다. 최신 트렌드 정보와 함께 로컬 푸드와 푸드 재료에 대한 정보도 다루어 주었으면 좋겠다.
오늘은 무엇을 먹을까, 또 어떤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을까 하는 물음에 매일매일 대구인들의 바로 곁에서 삶의 길라잡이가 되길 소망한다.
◆'꽃다지네 가족일기' 박상원 작가(대구미래대학교 초빙교수)=봄의 날갯짓이 막 시작되는 2014년 3월경, 매일신문 특집부의 홍헌득 부장과 고민석 차장이 연구실로 방문해 '꽃다지네 가족일기'의 연재를 청탁하였고, 바쁜 일상 속에서도 가능성이 타진되어 시작한 연재가 벌써 2년 3개월! 그간 독자들의 기대에 최대한 부응하기 위해 단 1회의 펑크도 없이 연재를 해왔고, 그 결과물은 고스란히 스크랩되어 있습니다. 어느 독자 분은 주간매일을 받으면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코너라 했고, 또 다른 독자 분은 귀감이 될 내용은 일일이 스크랩까지 해 놓는다고 했습니다. 1983년 8월에 창간되어, 33년간을 독자와 함께해 왔던 주간매일이 9월 1일 자로 매일신문 본지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고 하니, 이는 바로 일보전진을 위한 바로미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달구벌 줌 인' 이철순 자유기고가=지난 8개월 동안 매주 주간매일의 '달구벌 줌 인-대구의 숨은 명소를 찾아'를 연재하며 대구의 구석구석을 찾아다녔다. 명소라고 하는 순간 이미 사람들에게 알려진 곳이 많았지만 그래도 좀 더 자세하게 소개함으로써 찾고 싶은 명소가 되기를 기대하며 열심히 발품을 팔고 인터뷰를 했다. 가능하면 문화예술을 중심으로 하는 복합문화공간이나 체험공간을 선택해 취재하면서 나름 보람도 컸다. 그 가운데는 관에서 운영하는 공공 명소도 있었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열정으로 일궈 놓은 크고 작은 열린 문화공간들도 의외로 많았다.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그들의 숨은 노력을 들춰내고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안내했다. 작지만 알찬 문화 공간들은 대부분 특성화되어 있거나 지역민과 가까이 호흡하면서 진한 감동을 자아내는 큰 울림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대구 문화를 이끌어가는 또 다른 원동력이 되기에 충분했다. 아직 소개해야 할 많은 명소가 남아 있는데 주간매일이 본판에 흡수 통합된다고 하니 아쉽다. 다음에 또 여건이 허락된다면 숨어 있는 좋은 명소를 소개해 시민은 물론 대구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독자 이상민(동아백화점 매니저) 씨=지난 2005년 처음 홍보팀으로 발령받아 근무하면서 수많은 정보와 소식을 신문을 통해 접하면서도 항상 재미있고 기다려지는 신문이 있었다.
매주 목요일마다 발행되는 주간매일이 나에게는 그런 존재였다. 딱딱하고 사건'사고로 얼룩진 기사를 보다가 매주 목요일마다 우리 생활 현장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은 주간매일을 보며, 각각의 다양한 삶과 이색 인물, 그리고 지역 명소 등을 자연스럽게 느끼고 즐기면서 신문을 통해 잠시나마 힐링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이 맛에 단골' 코너는 내가 가장 즐겨 보는 기사다. 넘쳐나는 상업적 블로그의 정형화된 사진과 칭찬 일색의 맛집 후기가 아닌 우리 지역의 이웃이 직접 단골 식당으로 정하고 메뉴의 장단점, 가격과 위치까지 알려주는 상세한 기사는 나의 휴대폰에 저장돼 종종 친구와 가족과 함께 즐겨 다니면서, 주변에서 '맛집 좀 아는 남자'로 통하기도 했다. 아내와의 첫 저녁식사도 이 코너를 통해 알고 미리 예약하고 갔던 고마운 추억도 있다.
◆독자 김홍선(주부·수성구 황금동) 씨="어라! 주간매일이 없어진다고?" 지난주 주간매일을 보면서 9월부터 주간매일이 없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매일신문을 구독한 지는 10여 년. 몇 년 전부터 눈이 침침해져 신문은 잘 안 보게 됐지만 주간매일만큼은 꼬박꼬박 챙겨서 본다. 왜냐하면 내가 도시민으로 살아가면서 필요하고 다양한 생활정보들이 보석처럼 숨어 있기 때문이다. 친구들 모임에서 가장 중요한 미팅 장소 선정은 언제나 내 몫이었고 사람들과의 대화 중에 "신문에서 봤는데"라고 시작하는 생활정보, 의학 상식은 대부분 주간매일에서 얻은 것들이었다.
덕분에 집에만 있는 아줌마가 아닌 활동적이고 똑똑한 주부로 보이게끔 만들어준 주간매일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다행히 없어지는 게 아니라 본지와 통합된다니 이젠 돋보기를 쓰고서라도 본지와 친해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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