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매일의 등장은 요샛말로 '대박'이었다. 늘 보아왔던 신문의 절반 크기인 타블로이드판 사이즈의 등장이 첫 번째 이유다. 그때 당시 신문 한 장 편하게 볼 짬도 허락지 않았던 의대생 시절이었지만 컬러풀하고 산뜻한 외모는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내용도 매일생활정보라는 제호에 맞게 시의적절하고 흥미있는 데다 휴대하기에도 좋았다. 나에게 주간매일은 무거운 머리를 잠시나마 식혀주는 청량제와 같았다.
이처럼 주말의 여유를 즐길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주간매일의 퇴장에 유감을 표하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그만큼 오랫동안 독자들의 시대적 요구에 맞게 생활정보와 대중문화 등 다양한 알 거리를 제공해 왔기 때문이다.
최근에 영화 '덕혜옹주'가 개봉됐다. 조선이라는 국호가 사라진 시대, 마지막 왕족의 이야기가 눈물겹다.
무엇이든 제일 마지막 흔적을 보는 것은 울적하다.
1983년 8월에 창간된 주간매일이 33년 만에 휴간한다고 한다. 발행인과 매일신문 구성원들이 깊은 고민 끝에 내린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걸로 짐작이 된다. 그럼에도 이 결정이 혹시 마지막 왕족의 삶처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매주 목요일 부록이 주는 '또 하나'의 기쁨을 만끽하던 독자들 또한 아마도 섭섭한 마음이 클 것이다. 폐간 소식을 접하고 본지에 끼워져 있는 주간매일을 보니 친환경 소재로 만든 지면 색이 유달리 고와 보인다.
주간매일의 등장은 요샛말로 '대박'이었다. 늘 보아왔던 신문의 절반 크기인 타블로이드판 사이즈의 등장이 첫 번째 이유다. 그때 당시 신문 한 장 편하게 볼 짬도 허락지 않았던 의대생 시절이었지만 컬러풀하고 산뜻한 외모는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내용도 매일생활정보라는 제호에 맞게 시의적절하고 흥미있는 데다 휴대하기에도 좋았다. 나에게 주간매일은 무거운 머리를 잠시나마 식혀주는 청량제와 같았다.
이처럼 주말의 여유를 즐길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주간매일의 퇴장에 유감을 표하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그만큼 오랫동안 독자들의 시대적 요구에 맞게 생활정보와 대중문화 등 다양한 알 거리를 제공해 왔기 때문이다.
세분화된 생활정보들을 접할 수 있음은 물론, '시사상식퀴즈'나 '사진 속 다른 곳 찾기' 등의 코너를 통한 푸짐한 선물들은 주간매일만이 줄 수 있는 즐거움이었다. '달구벌 줌인-대구의 숨은 명소를 찾아'나 '9988 빛나는 실버' 등은 목요일마다 즐겨 읽은 코너다. 만화가 박상원의 '꽃다지네 가족 일기'도 생각날 것이다. 그나마 어르신 코너, 독자마당을 비롯해 일부 인기 코너들은 본지에 지속적으로 실린다고 하니 위안이 된다.
이번 주간매일 폐간 결정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정기 간행물 시장이 더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도 든다.
오랜 시간을 두고 적잖은 영향력을 끼쳤던 주요 문예지나 신문 등이 재정난을 이유로 폐간이라는 절차를 거쳐 역사 속으로 사라졌기 때문이다. 볼거리와 즐길 거리, 놀 거리가 충만해지면서, 또 온라인'모바일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종이책이나 종이신문의 위기는 계속 존재해 왔다. 책이든 잡지든 간에 화면이 아닌 종이로 된 것들은 점차 자리를 잃어가는 시대인가 보다. 하지만 신문이나 종이책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 그저 눈으로만 읽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만지고 냄새를 맡고 느낄 수 있는 가치는 스마트 기기가 대신할 수 없는 것들이다.
어쨌든 검은색과 빨간색 제호의 주간매일이라는 이름은 역사와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게 된다. 이번 8월을 끝으로 더 이상 주간매일을 손에 받아볼 수 없다. 하지만 폐간이라는 사실이 무조건 끝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새로운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안타깝고 당황스럽지만 이것을 기회 삼아 본지의 충실함을 꾀한다면 더욱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이제 본지에 집중적으로 혼신의 힘을 쏟아부어 독자들의 요구에 진검승부를 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생생한 정보통으로 앞으로 계속해서 오랜 독자들과의 소통을 이어가고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생활정보, 대중문화에 대한 사회적 욕구에 눈과 발이 되어주었으면 한다. 또한 실버 세대와 다문화가정, 직장인, 가정주부, 청소년 등 본지에서 다루기 힘들었던 대상과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매일신문이 새로운 다짐으로 새로운 독자들을 더 만들어 가길 바란다.
유명한 기업가 피터 바튼은 세상에 그저 사라지는 것은 없다고 했다.
지금 없어졌다고 해서 아무런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루를 피고 지는 꽃일지라도 그 역할은 충실히 다한 것이다. 목요일마다 즐거움을 주었던 주간매일이 더 튼실해진 형태로 바뀌어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라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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