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참여마당] 시: 어머니와 함께 일터로

# 어머니와 함께 일터로

건강치 못한 어머니

갑자기 쓰러지셔서 뇌를 다치셨다.

간병해줄 사람이 없어

아들은 어머니가 걱정되어

트럭에 같이 모시고 일하러 간다.

아들이 운전하고 가면

뒤에 탄 어머니는 아들을 뚫어져라 본다.

"엄마 너무 쳐다봐서 내 얼굴 닳겠어."

어머니는 치매가 와서 어린아이가 되어버렸다.

도시락을 싸와서 차 안에서

밥도 먹여주어야 하고 물도 먹여주어야 한다.

하루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중

헬멧을 씌워 드린다.

또 다칠까 걱정되는 아들

결혼도 포기하고

어머니를 모시고 일을 다닌다.

집에 와선 음식도 하고 머리도 감겨주고

잠자리 챙겨서 어머니랑 같이 잔다.

아직 어둠뿐인 새벽에 일어나

도시락 준비해서

어머니를 태우고 일터로 가는 아들

채송화도 활짝 망초도 웃으며 피어 있는데

내 마음은 왜 이리 답답할까

아들의 한숨소리.

나소희(서울 은평구 통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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