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젋은 보따리상 "비행기값은 벌죠"

외국 여행 하고…물건 싸게 사서 팔아 수익 얻고

태국 출장이 잦은 직장인 김모(35) 씨는 지인에게 한 유명 브랜드 속옷을 사달라는 부탁을 받고 '부업'을 시작했다. 국내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해당 브랜드 속옷이 태국에서는 3분의 1도 안 되는 가격이라는 사실을 안 뒤 주변 사람들에게 심부름값 정도만 받고 '속옷 구매대행'을 해주기 시작했다. 김 씨는 "남자가 여성 속옷 매장에서 물건을 고르는 것이 쑥스럽기는 하지만 저가항공 비행기값 정도는 나오는 편이라 태국에 가기 전엔 반드시 지인들에게 구매 의사를 물어본다"고 말했다.

젊은 층 사이에서 해외여행이 일상화되면서 예전 '보따리상'과 비슷한 '구매 대행' 부업이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 정식 수입되지 않는 제품이나 정식 수입품보다 저렴한 제품을 원하는 수요가 많아지면서 해외여행을 다녀오면서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대신 사다주는 경우가 늘고 있다. 블로그나 SNS에서는 일본, 영국 등 국가별로 유명한 상품을 대신 사다준다는 일명 '사다드림' 게시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해외여행을 즐기며 사다드림 사업을 함께하고 있다는 한 블로거는 "여행을 떠날 때는 가방을 거의 비워가고 올 때는 가득 채워온다. 미리 주문받아서 가기도 하고 가서 좋은 물건이 있으면 구입해 와서 블로그에 올려 팔기도 한다. 여행 경비를 충당하고도 남는 경우가 많다"며 "한 종류를 너무 많이 사오면 세관에 걸릴 우려가 있어 다양한 제품을 조금씩 가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구매 대행 인기 품목은 의류나 스포츠용품에서 치약까지 다양하다. 특히 해외 치약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가 늘면서 최근 구매대행 인기품목으로 떠올랐다.

최근 포르투갈에 다녀온 직장인 황모(30'여) 씨는 지인의 부탁으로 포르투갈 치약 50개를 사왔다. 국내에서 해당 제품을 구하려면 가격이 1만2천원 정도인데 현지에서는 5분의 1 수준이다. 황 씨는 "치약을 사다주고 10만원가량을 받았고, 여행 중 쇼핑 비용으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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