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인공점토 합성 등 각 용도별 기능성 부여를 위한 기초 연구에 종사하는 연구자들이 늘고 있다.
경북도와 포항시도 올해부터 5년간 기능성 점토광물 육성 사업에 돌입한다. 이 대목에서 제지, 목공, 건축, 농업, 섬유, 제철, 제강, 도자기 등 1천 년 전부터 다양한 산업에 쓰인 점토를 굳이 육성해야 하는지 의아할 수도 있다. 심지어 점토광물 의약은 선진(先秦)시대 산해경(山海經)을 시작으로 허준의 동의보감에 143종이나 수록돼 있다.
최근 파인세라믹이나 정밀화학공업 분야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을 보면 점토광물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사용하는 화장품 원료나 의약품 첨가제 등 기능성 점토가 들어가는 제품의 기초 원자재 전량이 수입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경북도와 포항시는 기능성 점토광물 육성 사업을 통해 대한민국 클레이(Clay'점토) 르네상스를 꿈꾸고 있다.
◆기능성 점토광물 사업, 왜 필요한가?
점토광물이란 지표의 암석이 화학적으로 풍화된 흙의 주성분을 말한다. 점토광물은 주로 카올린, 스멕타이트, 녹니석 그룹 광물로 구성돼 있다. 흔히 벤토나이트라고 불리는 점토광물은 주로 스멕타이트 그룹 광물로 되어 있고 이 스멕타이트는 주로 몬모릴로나이트 광물이다.
기능성 점토광물은 의약품 첨가제, 화장품 원료, 식품 첨가제 등 고부가 미래 산업의 기초 원자재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 쓰이는 전량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기능성 점토원료 수입량은 중국, 인도, 프랑스, 일본 등에서 22만t, 3천540만달러(약 397억1천880만원)에 이른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양이 수입되고 있다면 국내에 원자재로 쓸 수 있는 기능성 점토원료 부존량이 없는 줄로 오해하기 십상이다. 실상은 그렇지 않다. 포항과 경주의 부존 점토는 1천143만t에 이른다. 특히 포항과 감포에 고품위 몬모릴로나이트와 스멕타이트 점토광물 자원이 많이 부존돼 있다. 이 광물들은 제3기층 내 화산재층이 변질돼 만들어진 것이다.
이들은 모두 훌륭한 의약품 원료로 활용될 수 있는 자원이다. 그럼에도 이 부존 점토는 현재 토양개량제, 사료, 주물용 등 재래산업 용도로만 쓰일 뿐이다.
기능성 점토 중 벤토나이트나 산성백토는 아토피'여드름'피부재생 등 기능성 화장품에 5% 정도 들어간다. 알약이나 위산제거제 등의 의약품에는 20% 함량되는 데 1t당 최고 5천만원에 이를 정도로 비싼 기초원료다. 이를 국내 부존 점토를 활용하면 연간 1천억원의 수입 대체 효과가 기대될 정도다. 이 때문에 경북도는 국내 부존 고품위 기능성 점토원료의 표준화와 산업화 기반을 구축해 수입에 대체하는 한편, 국내 영세 점토광물 기업의 기술'규제 이중 장벽을 없애려 하고 있다. 점토 소재 산업과 미래 신성장 동력 산업의 동반'융합 성장을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규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은 "우리나라는 이미 보령 머드축제처럼 머드 화장품 개발과 같은 갯벌 점토자원 상용화 성공 사례가 있다. 점토광물 자원과 바이오산업의 융합으로 의약품, 화장품, 식품, 한방의약 등 바이오산업에 기능성 점토광물 기술을 접목하면 미래 신성장산업을 창출해 부가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다"며 "한류에 힘입어 국산 화장품이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한 이때, 화장품 원료광물까지 국내산 양질의 토종 점토광물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앞으로 세계 시장은 더욱 확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능성 점토광물 사업, 어떻게 할 것인가?
경북도와 포항시는 올해부터 2020년까지 5년간 모두 160억원가량을 투입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을 통해 기능성 점토광물 사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경북도와 포항시는 지난해 12월 기능성 점토산업 육성 사업 시범사업비 3억원을 확보했다. 그리고 올 4월 대구경북연구원을 통해 '기능성 점토산업 육성계획'을 세웠다. 6월에는 기획재정부의 올해 사업비 수시예산을 배정받았다.
우선 올해 4억3천만원(국비 3억원, 경북도비 5천만원, 포항시비 8천만원)을 들여 고순도'고품질 점토 원자재 테스트베드와 양산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기능성 점토 원자재 생산기술 테스트베드 1개 동(부지 면적 330㎡), 고부가 점토 원자재 시생산 1개 동(부지 면적 826㎡)을 구축하려고 한다.
또한 기능성 점토 원자재 생산설비와 특성평가 장비 24종도 구축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GMP 생산설비와 습식분산, 입도분리 등 원자재 분석 장비도 포함돼 있다. 또한 고품위 점토원료 저장시설을 구축하고 BGMP 설비를 설계하려고 한다.
내년에는 33억9천600만원(국비 19억원, 경북도비 6억원, 포항시비 8억9천600만원)을 들여 고품질 점토 원자재 생산용 테스트베드와 설비'장비를 구축하고 2018년 이후에는 121억7천400만원(국비 73억원, 경북도비 19억5천만원, 포항시비 29억2천400만원)을 투자, 고부가 점토제조 양산 공정설계와 KFDA 인증 생산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기능성 점토광물 산업은 경북특화산업인 K-뷰티(경산), 바이오산업(안동), K-메디 융복합벨트(안동 백신, 구미 의료전자, 경산 한방, 영천 메디컬) 등과 연계가 가능해진다. 또한 후방산업인 동해화학공업㈜, ㈜한국광물 등의 비금속제조 분야는 물론이고 전방산업인 메디웨이(피부재생관련 기술보유 기업) 등 화장품 분야와도 연계가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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