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인원, 삶 마감한 양평 "주말마다 휴식하러 찾던 곳"

이인원(69)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은 그가 주말마다 찾아와 머리를 식히곤 했던 곳으로 전해졌다.

40년여 년 롯데맨으로 근무한 이 부회장은 또 은퇴 후 제2의 삶을 시작할 장소로 양평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오전 7시 10분께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의 한 산책로에서 나무에 넥타이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산책로는 왕복 2차로 북한강로를 따라가다 보면 옆길로 3㎞가량 뻗어있다.

어른 보폭으로 다섯 걸음 정도 되는 너비에 오른쪽으로 북한강을 끼고 있다.

이날 오전 이 부회장이 발견된 산책로 입구와 발견된 지점에 폴리스라인은 설치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 부회장은 산책로 입구에서 불과 40m 떨어진 곳에서 운동 중이던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강변을 따라 식당이나 모텔들이 주로 위치해 평소 산책로를 찾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한 주민은 말했다.

그러나 주변에 수풀이 우거진 곳이 없고 사방이 트여있어 이 부회장은 비교적 쉽게 주민 눈에 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장에는 이 부회장과 5∼6년 전부터 친구 사이로 지냈다는 강건국 가일미술관 관장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서 있었다.

강 관장은 "이 부회장은 양평에 별다른 연고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으면 이곳을 찾아 머리를 식혔던 것으로 안다"며 "여기엔 자기 집이 없어 낮에만 있다가 밤에는 집으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올 때마다 직접 차를 몰고 부인과 함께 왔다. 몸이 불편한 부인을 끔찍하게도 생각했던 것 같다"며 "산과 강이 있는 양평이 좋다며 은퇴하고 약 40평짜리 단층 짜리 집을 짓고소박하게 살고 싶어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강 관장은 이 부회장을 본 게 두 달 전이 마지막이라고 했다.

주말마다 양평을 찾아올 정도로 애정을 품고 있었지만, 최근 검찰의 롯데그룹 비리 의혹 수사로 한동안 찾아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그룹의 컨트롤타워 격인 정책본부 수장으로, 총수 일가와 그룹 대소사는 물론 계열사 경영까지 총괄하는 위치에 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이 부회장을 횡령·배임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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