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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2인자 이인원, 검찰조사 앞두고 자살…"롯데 비자금 없다" 유서 남겨

26일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진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에 이어 롯데그룹의
26일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진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에 이어 롯데그룹의 '넘버 2'로 꼽히는 인물이다. 사진은 2009년 12월 서울 중구 남창동 롯데손해보험 빌딩에서 열린 롯데미소금융재단 본점 개소식에 참석한 신 회장(왼쪽)과 이 부회장. 연합뉴스

롯데그룹 2인자이자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인 이인원(69) 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26일 검찰 소환조사를 앞두고 경기 양평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26일 오전 7시 10분께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한 산책로에서 나무에 넥타이와 스카프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운동 중이던 주민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이 부회장은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고 있으며, 유족들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10시쯤 "운동하러 간다"며 외출했다가 귀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이날 검찰에서 신 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 친인척 관련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계열사 간 부당지원 등 그룹 내 경영비리 전반에 대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롯데 그룹 의혹을 밝힐 핵심 '키맨'인 그가 검찰 조사를 앞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함에 따라 향후 수사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진설명 : 26일 오전 이 부회장의 시신이 발견된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의 한 산책로. 연합뉴스]

이 부회장은 롯데그룹 2인자이자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으로, 이날 소환된 황각규(62) 정책본부 운영실장과 함께 신 회장의 '가신그룹'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경북 경산 출신으로 경북사대부고를 나와 한국외대 일본어학과를 졸업한 뒤 1973년 호텔롯데에 입사해 롯데쇼핑 대표이사 등 요직을 거치며 43년간 재직해왔다. 최근까지는 그룹의 컨트롤타워 격인 정책본부 수장을 맡아, 총수 일가와 그룹 대소사는 물론 계열사 경영까지 총괄하는 위치에 있었다.

특히 그는 20년 넘게 그룹 핵심부에서 일해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2007년 운영본부장 자리에 오른 그는 신 회장을 가까이서 보좌하며 믿음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롯데그룹 비자금은 없었다"는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가족과 롯데 임직원 앞으로 A4용지 4장 분량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유서에는 "먼저 가서 미안하다", "신동빈 회장은 훌륭한 사람이다"라는 내용 외에 롯데그룹 비자금은 없었다"는 내용 등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양평 경찰서는 아직 가족들이 유서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유가족 동의 없는 유서의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그의 사망과 관련해, 롯데그룹은 "이인원 부회장이 고인이 되셨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운 심정"이라며 "빈소 마련 등 장례 형식과 관련된 절차에 대해서는 준비가 되는대로 알릴 예정"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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