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베트남 여학생의 '코리안 드림'…한류 유학왔다 교수되어 귀국

계명대 한국학 박사학위 취득한 도 풍 뚜이 씨

계명대에서 한국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도 풍 뚜이 씨가 계명대 성서캠퍼스 내 행소박물관에서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계명대 제공
계명대에서 한국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도 풍 뚜이 씨가 계명대 성서캠퍼스 내 행소박물관에서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계명대 제공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어 너무 기쁘지만 또 다른 시작이라는 생각에 설레기도 합니다."

계명대에서 한국학을 연구한 베트남 출신 학생이 박사학위를 받고 고국의 교수로 임용됐다.

주인공은 도 풍 뚜이(34) 씨. 지난 2004년 계명대 한국문화정보학과 1기 입학생으로 베트남에서 한국에 온 도 씨는 학부와 석사 과정을 거쳐 올해 계명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도 씨의 박사학위 논문은 '초국가적 다문화주의 가능성의 모색을 위한 월남왕자 이용상 연구'. 이 논문은 13세기 베트남에서 고려로 망명해 고려로부터 '화산군'에 봉해진 베트남 리왕조의 왕자 이용상의 생애와 그 후손인 화산 이씨와 베트남 간에 있었던 교류를 통해 국가 사이의 다문화주의가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연구한 논문이다.

도 씨는 "다문화주의는 결국 한 개인의 거주국가와 '모국'이라 불리는 출신국가 사이의 관계에서 형성된다"며 "이 부분이 결국 초국가적으로 다문화주의가 형성되는 결과로 나타났음을 논문에서 밝히고자 했다"고 말했다.

도 씨가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에 온 동기는 2000년대 초반 베트남에서 유행하던 한국 드라마들 덕분이었다. 도 씨는 "한창 한국 드라마에 빠져 있을 때 '한국 드라마를 한국어 그대로 듣고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한국어 공부를 결심했다"고 했다. 비록 낯선 한국에서 혼자 공부해야 했지만 도 씨는 수업 내용을 녹음해서 여러 번 들으면서 수업을 따라잡았을 정도로 '독하게' 공부했다. 그 덕분에 재학기간 동안 장학금을 놓친 적이 없었을 정도로 좋은 성적을 받았다.

계명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도 씨는 베트남 하노이국립외국어대 한국어 및 한국문화학부 교수로 임용돼 고국에서 제자를 키우게 됐다.

"훌륭한 한국학 연구자가 되고 싶다"는 도 씨는 베트남으로 돌아가면 한국에서 공부했던 경험과 한국 문화에 관해 상세히 설명하는 책을 쓸 계획을 갖고 있다.

"저에겐 또 하나의 고향인 대구와 계명대를 떠나 아쉽지만 한국에서 배운 많은 것을 베트남에 가서 나누고 싶어요. 앞으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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