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독일 함부르크 직업훈련원에서 긴장된 표정으로 서 있던 한국인 여성 한 명이 환호를 질렀다. 독일 치과진료보조원(한국의 치위생사와 동일) 시험에 최종 합격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대구보건대 치위생과를 졸업한 김소진(22) 씨. 한국인 최초로 독일 치과진료보조원이 된 김 씨는 "시험이 끝난 후 결과가 나올 때까지 몸을 가눌 수 없을 만큼 초조했는데 합격증을 손에 쥐고야 내가 이곳에서 일할 수 있게 됐음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김 씨가 독일에 취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대구보건대가 교육부 '세계로 프로젝트' 사업 해외취업 희망자를 선발할 때였다. "보수나 복지 면에서 국내보다 훨씬 좋기 때문에 도전해 볼만하다"는 대학 측의 설명을 듣고 김 씨는 해외취업 희망자로 지원했다. 국내에서 독일어를 공부하고 지난 2월 졸업 후 독일로 건너가 헤센주 바트홈부르크시 루이젠스트쎄에 위치한 DK치과에서 어시스턴트로 일을 시작했다. 김재훈 DK병원장은 "김소진 씨는 매우 영리하고 실력이 뛰어나 병원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다. 환자와 스텝과의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독일에서 치위생사가 되기는 쉽지 않았다. 일단 교육과정을 인정받고 비자문제를 해결하는 것부터가 큰 문제였다. 김 씨가 대구보건대에서 공부한 과정을 인정받기 위해 대구보건대와 주 함부르크 총영사관은 김 씨의 졸업증명서, 성적증명서 등 각종 서류를 공증해 주었고, 함부르크 직업훈련원은 치과방사선관리, 치과감염관리 등 2가지 교육과정 이수를 인정해주었다. 비자는 DK병원의 도움으로 노동 비자로 바꿀 기회도 얻었다. 이런 좋은 기회와 치열한 노력 끝에 김 씨는 독일 치위생사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장상문 대구보건대 대외부총장은 "김 씨가 독일 치위생사로서 취업한 사례는 국내 보건계열 학생들의 독일 및 유럽 진출의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이번에 좋은 선례를 남긴 만큼 앞으로 많은 학생들이 양질의 해외취업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제부터 독일에서 일하게 된 김 씨의 최종 목표는 독일 치과의사가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늘 임상 경험을 메모하고 근무가 끝나면 독일어 학원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김 씨는 "타국에서 생활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는 시각과 다양한 경험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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