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추미애 대표, 사드 없으면 안보 위험 저절로 없어지나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제의 출범으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를 놓고 국내의 '적전 분열'이 심화하게 생겼다. 추 대표는 경선 기간 내내 사드 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하겠다고 공언했다. 추 대표와 경쟁했던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과 이종걸 의원도 같은 의견임을 감안하면 당론 채택은 즉각 이뤄질 것이다. 이에 대해 국회 국방위원장인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은 "절대로 안 될 일"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추 대표는 전당대회 하루 전 방송 인터뷰에서 "(사드 반대) 당론을 뚜렷이 해서 한반도에서 지정학적 충돌이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했다. 유치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정세 판단 능력이다. 수풀 속에 머리만 감추면 위험이 없다고 여기는 꿩과 하나도 다를 게 없다. 사드가 없으면 저절로 한반도에서 지정학적 충돌 위험이 사라지나? 그 위험은 누가 조장했나?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 남한을 위협하지 않는데도 사드 배치 결정을 내렸나?

대안 제시는 전혀 없다는 대목에서는 더 말문이 막힌다.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은 현실이다. 사드는 완벽하지 않지만 이런 현실에 맞설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무기이다. 북한의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발사 성공으로 이제 새로운 방어무기까지 필요해졌다. 이렇게 현실은 현기증 나게 돌아가고 있지만, 추 대표는 태평하기만 하다. 이제 묻기도 지겹다. 북한 핵과 미사일을 방어할 대안은 무엇인가?

더민주는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 체제하에서는 사드 문제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병신육적'(丙申六賊)이라는 비난까지 받은 초선 의원 6명의 중국 방문에서 드러났듯 속내는 '사드 반대'였다.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김 대표가 어렵사리 유지해온 추 대표의 당권 장악으로 이제 확실히 '좌'로 기울었다.

이는 더민주의 정체성에 대한 국민의 의심을 확대시킬 수밖에 없다.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 다수가 사드 배치 찬성으로 기울었다. 결국 추 대표가 사드 배치 반대 당론을 채택하겠다는 것은 다수 국민의 뜻과 반대로 가겠다는 소리다. 이러고서는 목표인 정권 탈환은 언감생심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