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승기] 재규어 F-페이스 2.0 프레스티지

스포츠카 역동성 품은 재규어의 첫 SUV

영국의 고급 스포츠 세단 브랜드 재규어가 설립 80주년을 맞아 자사 최초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F-페이스(PACE)를 내놨다. 지난해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때 세계 최초로 공개된 지 약 1년 만이다. 재규어 특유의 정밀한 주행 능력과 디자인이 랜드로버의 AWD 기능과 만난 스포츠 SUV를 표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규어는 스포츠 세단인 XJ'XF'XE, 2인승 스포츠카 F-타입(TYPE)과 더불어 SUV인 F-페이스까지 총 5종의 라인업을 갖췄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지난달 국내 출시한 F-페이스에 대해 "스포츠카 수준의 역동성과 F-타입에서 영감을 얻은 매혹적 디자인, 일상을 위한 실용성 및 최첨단 기술이 모두 집약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F-페이스는 차체 크기가 전장 4천731㎜, 전폭 2천70㎜, 전고 1천652㎜로 경쟁 모델인 포르쉐 마칸과 BMW X3, 메르세데스 벤츠 GLC보다 전장이 50~70㎜가량 길다. 실내 앞뒤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도 경쟁 모델보다 60여㎜ 길고 2열 헤드룸과 레그룸 공간이 넉넉하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508ℓ인 데다 좌석을 앞으로 젖히면 1천598ℓ로 확장된다. SUV의 핵심인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했다.

외관과 내부 디자인은 F-타입과 XE를 연상시키는 요소로 가득하다. 전면부 그릴과 매끄러운 라인, 역동성이 느껴지는 비율, F-타입을 바탕으로 만든 리어 LED 램프, 요트를 타고 항해한다는 인상을 주는 내부 전면 특유의 디자인 등 재규어의 다른 차종에서 볼 수 있던 디자인 철학이 차체 거의 모든 곳에서 묻어난다.

F-페이스는 수입차 업계 최초로 차량 자체 시스템을 통해 스마트폰의 T맵 내비게이션을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기본 내장 내비게이션의 부족한 지도 정보를 보완하는 것. 이 밖에 모든 모델에 전후방 주차 보조장치를, S 및 퍼스트 에디션 모델에 헤드업디스플레이(HUD)와 서라운드 카메라를 적용했다.

16일 오전 F-페이스 2.0 프레스티지를 타고 약 1시간 30분 동안 주행했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위치한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딜러사 인타이어모터스에서 출발해 신천대로~남대구나들목에 다다른 뒤 일반도로를 통해 달서구 상인동~앞산터널 유료도로~수성구 대구스타디움~달구벌대로를 거쳐 인타이어모터스로 돌아가는 경로를 달렸다.

고속에서 재규어 특유의 '그르렁' 소리가 나기는 하지만 재규어의 다른 스포츠카 세단보다는 소리가 작아 크게 신경쓰이지 않았다. 재규어의 디젤 엔진은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차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 때부터 가장 조용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F-페이스 2.0 모델의 엔진은 앞서 XE에서 이미 선보인 2.0ℓ 4기통 터보차저 인제니움 디젤엔진을 장착했다. 이에 따라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43.9㎏'m(1천750~2천500rpm)을 발휘한다. 여기에 8단 자동변속기와 패들 시프트, 자동 스톱&스타트 기술, 스마트 재생 충전 기능이 적용됐다.

가속 능력은 생각보다 뛰어났다. 톨게이트를 지나는 순간 정지상태에서 100㎞/h에 도달하기까지 8, 9초 정도 걸렸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에 따르면 이 차의 안전 최고속력은 208㎞/h이고 복합연비는 12.8㎞/ℓ 수준이다. 덩치가 큰 SUV임에도 뛰어난 능력과 연료 효율을 자랑한다.

속력을 급속도로 올려도 변속 충격은 느껴지지 않았다. 고속에서 갑작스러운 코너링을 시도해도 매우 안정적으로 달렸고, 손이 가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느낌이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에 따르면 '어댑티브 다이내믹스 시스템'이 차량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차체 움직임과 피치율을 초당 100회 이상, 스티어링휠 조작을 초당 500회 이상 분석하며 댐퍼 설정을 세밀하게 조절한다. 또 '토크 벡터링' 기술이 급격한 코너에서 안쪽 휠에는 제동력을, 바깥쪽 휠에는 많은 동력을 전달한다. 이를 통해 차량 제어력과 핸들링, 민첩성을 향상시킨다. 일반적인 주행 중에는 XF와 마찬가지로 높은 안정감이 느껴졌다. 울퉁불퉁한 노면을 달릴 때나 고속도로를 정속 주행할 때나 비슷한 주행감이 느껴졌다. 고강도 알루미늄 섀시와 랜드로버에서 이어져 온 서스펜션 기술 덕분에 가능한 결과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에 따르면 이 차는 산길이나 자갈길 등 오프로드 험로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AWD 구동인 이 차량에는 '인텔리전트 드라이브라인 다이내믹스'라는 기술이 적용돼 차량에 설치된 센서가 주행감을 꾸준히 모니터링한다. 평소에는 뒷바퀴만 구동해 연료 효율을 높이고 필요한 경우 4륜 모두를 구동해 힘을 낸다. 아울러 저속 크루즈 컨트롤과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 기능을 탑재해 험난한 비포장도로에서도 안정감 높은 주행을 할 수 있다.

단점은 역시 가격이다. 재규어라는 이름은 거의 모든 모델에서 비싼 가격을 자랑하는데, F-페이스 역시 7천260만~1억640만원으로 SUV치고는 비싼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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