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개성공단 폐쇄' 후폭풍…대구 공장 신축 신경전

생산기지 잃은 업체 업체 동구에 공사…"일조권 침해" 인근 주민과 갈등

대구 동구 용계동 백자맨션 주민들이 29일 오후 서도산업(주) 신축공사 현장 앞에서 조망권과 공사소음 피해 등으로 고통을 호소하며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대구 동구 용계동 백자맨션 주민들이 29일 오후 서도산업(주) 신축공사 현장 앞에서 조망권과 공사소음 피해 등으로 고통을 호소하며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아파트보다 더 높은 공장이라니 VS 개성공단 철수로 어쩔 수 없는 선택.'

개성공단 철수로 생산 기지를 잃은 대구의 손수건 전문제조업체인 A업체가 본사 부지 내 공장 신축에 나섰다가 인근 주민과 갈등을 빚고 있다. 공장 건물 높이가 17m에 달해 인근 주민들이 일조권과 조망권 침해를 받는다며 신축 반대 집회에 나선 때문이다.

A업체는 지난 2월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생산시설이 문을 닫아 큰 타격을 입었다. 전체 생산품의 60%를 담당하던 개성공단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공장 신설이 불가피해진 이 업체는 용계동 본사 옆 공터에 신축 공장을 계획, 10월 완공을 목표로 지난 5월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공장 규모는 지상 3층에 연면적 1천498㎡ 규모로 현재 공정률은 45% 정도다.

하지만 공장 건물이 올라가면서 인근 주민들이 신축 공장 규모가 당초 공지한 내용과 다르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특히 공장과 인접한 B아파트 입주민들은 지난 22일부터 매일 동구청 앞에서 공사 철회와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주민들은 당초 3층 정도로만 알고 있었던 공장 높이가 17.1m나 돼 아파트보다 높아짐에 따라 일조권과 조망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아파트는 5층 건물로 현재 14m인데 공장은 이보다 더 높게 지어진다는 것. 게다가 신축공장이 아파트 남쪽에 있고 공장과 아파트 사이 폭도 좁아 일조권'조망권 침해 등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했다.

입주민 이기만(66) 씨는 "건물 높이에 대한 얘기 없이 3층 규모의 사무실이라고만 공지한 것은 주민들을 철저하게 속인 행위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업체 관계자는 "구청으로부터 정상적인 건축허가를 받아 진행하는 만큼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며 "신축 공장이 회사의 사활이 걸린 만큼 건축을 계속할 수밖에 없으며 보상과 관련해 주민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동구청 관계자는 "해당 공장의 경우 일반공장이 아닌 근린생활시설 제조업소로 분류돼 주거지역에 지을 수 있다"며 "아파트와 공장 사이에 13m 정도의 공간이 있어 조망권과 일조권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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