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공단 도시 구미가 자연과 인간, 첨단산업이 함께 어우러진 녹색도시로 바뀌었다. 10년 전부터 '기업하기 좋고 살기 좋은 도시 환경'을 만들겠다며 세계 속 명품 도시로 가꾸어 온 성과가 곳곳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전국 최초로 '탄소제로도시'를 선언한 구미시는 시민과 공무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추진한 '일천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통해 도시 전체를 푸르고 아름답게 변화시켰다.
2014년 3월 세계 최초로 무선충전 전기버스의 대중교통 운행 시대를 열었고, 사상 초유의 불산 누출사고를 겪으면서 도시안전 관리체계를 전면적으로 혁신했다. 재난'안전사고 전담조직인 안전재난과와 환경안전과를 신설했다. 전국 최초로 구미 화학재난 합동방재센터를 개소해 대규모 화학사고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협업체계도 마련했다.
◆녹색도시로 변화시킨 일천만 그루 나무심기
2006년 7월부터 시작한 '일천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은 10년 만에 1천21만3천 그루의 나무를 심어 목표의 102%를 달성했다. 시는 10년간 총사업비 970억원(민간 30억원)을 들여 담장 허물기, 특색 있는 가로수 거리, 학교 숲, 벽면 녹화, 산림 내 휴양 공간 등을 만들었다.
이 같은 성과로 인동도시숲 대왕참나무 숲길, 송정 철로변 느티나무와 왕벚나무 숲길, 해평 송곡리 느티나무 숲길 등이 태어났고, 2013년 3월 산림청의 '한국의 아름다운 가로수길 62선'에 선정됐다. 구미의 새로운 명물 거리가 탄생한 것이다.
82곳에 불과했던 공원은 127곳으로 늘어났고, 녹지공간도 42곳에서 102곳으로 증가했다. 구미시청과 교육청, 경찰서 청사 등 40곳의 기관 단체와 학교 담장을 허물어 녹색 공간으로 바꿨다.
25개 학교에 숲을 조성하고, 5곳의 소공원과 37곳의 마을 쉼터도 만들었다. 19곳에 불과했던 가로화단을 129곳으로 늘리고, 가로수 4만2천여 본과 담쟁이(장미) 42만7천여 본을 심었다. 7곳의 산림 휴양 공간을 확충, 묘포장을 만들고 109㎞의 다년생꽃길도 조성했다.
이 같은 성과로 지난해 산림청 주관 '지자체 녹색도시 우수사례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도시녹화운동전개 최우수상(2013), 대한민국 조경대상 특별상(2012), 제1회 녹색공간대상 특별상(2010), 산림청 녹색건전성평가 우수(2008) 등 전국 최고의 녹색도시로 떠올랐다.
구미시 방성봉 공원녹지과장은 "일천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으로 얻은 값진 성과와 결실을 잘 관리해 시민들의 휴식처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고, 2단계 일천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다시 시작해 자연과 사람, 첨단산업이 함께 공존하는 행복한 녹색도시를 완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자연과 사람이 함께 공존하는 친수형 도심하천 조성
물 한 방울 없이 메말랐던 구미'금오천이 생명을 찾았다. 쉼 없이 맑은 물이 흐르는 도심 속 오아시스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구미시는 2011년부터 총사업비 300억원을 들여 구미천 6.9㎞와 금오천 2.4㎞에 물순환 시스템을 만들었다. 현재 금오천 1.5㎞ 구간의 1차 사업을 완료해 시민들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했다. 2018년 모든 공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건천화된 실개천에 낙동강 본류의 풍부한 물을 끌어와 생태환경으로 복원하는 것이 이 사업의 핵심이다.
비산동 낙동강 구미천 합류부 인근에서 하루 5만t의 물을 취수해 700㎜ 관로를 통해 1.9㎞ 거리의 원평하수처리장 인근 가압장으로 끌어온다. 이곳에서 원평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재이용수 1만t을 보태 금오천과 구미천으로 물을 공급한다. 산책로와 경관 목교, 가동보, 휴게 쉼터, 수변 광장, 실개천, 여울, 징검다리 등을 조성해 도심 하천이 녹색 수변경관시설과 어우러져 구미의 새로운 명소가 됐다.
3월 말 금오천 일부 구간을 개방하자 시민들은 "구미의 자랑 금오산의 얼굴이 훤해졌다. 징검다리를 건너면서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여름엔 아이들과 뛰놀며 온 가족이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겠다"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구미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구미시 이상곤 건설과장은 "국토부의 시범사업으로 선정된 이 사업은 낙동강 살리기 사업으로 확보된 풍부한 물을 메말라버린 하천으로 흘려보낸다. 1년 내내 맑은 물이 흐르고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친수형 도심하천으로 바뀌었다. 42만 구미시민의 정주 여건을 개선함은 물론 구미를 찾는 모든 사람이 부러워할 구미의 대표 하천으로 조성하고 있다"며 "낙동강 체육공원을 거쳐 금오산 올레길까지 산책로를 연결, 연간 500만 명의 방문객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접근성이 좋아 시민들의 여가 활용 공간으로도 손색이 없다. 역동적인 생태시스템을 통해 친환경 수변공간으로서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낙동강 7경 6락 수변 개발
낙동강이 도심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구미시는 친환경 낙동강 수변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낙동강 둔치에 7개의 특화지구와 6개의 시민공원을 조성하는 낙동강 7경(景) 6락(樂) 리버사이드 프로젝트는 낙동강 사업으로 조성된 12㎢(380만 평) 둔치 가운데 사용 가능한 8.7㎢(263만 평)의 수변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시민 이용 패턴과 주변 배후지의 토지 이용 특성을 고려해 농촌지역, 보호지역, 도시지역으로 구분해 7개 특화지구와 6개 수변시민공원으로 조성한다.
7개 특화지구 가운데 동락지구에는 키즈테마공원'유소년체육시설'수상레포츠체험센터를 만든다. 양호지구에는 마리나공원'번지점프대'챌린지파크를 건설하고, 지산지구에는 테마플라워단지'실버레저파크'오토캠핑장이 들어선다. 해평지구에는 솔숲복원'슬림웨이'접안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며, 강정지구에는 시민숲'수질정화식물원'습지원을, 구미보지구에는 오토캠핑장'그린볼파크, 옥성지구에는 승마탐방로'찔레꽃단지가 계획돼 있다.
6락 수변시민공원 중 남구미시민공원에는 음악분수'워터스크린'슬림웨이를, 비산시민공원에는 시민야구장'RC체험장, 구미보시민공원에는 테마플라워단지, 선산수변공원에는 그린볼파크장'축구장'다목적광장, 도개수변공원에는 그린볼파크장'축구장'다목적광장, 옥성수변공원에는 그린볼파크장'축구장'경비행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구미시는 올해 1단계 사업을 마무리한 후 2단계 사업으로 2020년까지 190억원, 3단계 사업은 2025년까지 240억원 등 모두 66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구미시 설동주 건설도시국장은 "낙동강 7경 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낙동강의 모습은 확 달라질 것이다. 낙동강 둔치의 밋밋한 풍경들이 고유한 색깔을 지닌 생태'문화'레저스포츠 등 복합 공간으로 재탄생돼 구미의 자부심이자 자랑거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탄소제로도시
구미시는 2010년 전국 최초로 산업도시 이미지를 에코도시로 전환하기 위한 '탄소제로도시'를 선언했다. 2020년까지 2005년 대비 탄소 배출량을 10% 줄여 2050년까지 탄소제로도시 도달 목표를 정했다. 이를 위해 국가 1~5산업단지를 에코(ECO) 산업단지로 구조 고도화, 낙동강과 금오산 생태잇기 운동, 주택 친환경인증제(신축 500가구 이상 아파트 태양광발전 시스템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탄소포인트제, 그린스타트, 나 먼저 녹색생활 실천 운동의 입체적 확산과 자전거 수송 분담률 확대, 폐기물 자원화, 친환경 에코 타운 조성, 첨단 IT 기술을 접목한 낙동강 프로젝트, 교통 수송 그린화, 녹색시민학교 운영 등 10대 탄소감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2010년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조례 제정 후 2014년 6월 금오산 경북환경연수원 6천㎡ 부지에 사업비 98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2천389㎡ 규모의 대경권 최초 '탄소제로 교육관'을 건립했다. 지구환경 변화를 배우는 기후변화관, 생활 속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탄소제로관, 재활용 자원 순환과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제로실천관 등을 갖추고 있다.
사상 초유의 불산 누출사고 악몽을 겪은 구미시는 전국 최초로 화학물질 사고 예방과 대응을 담당할 '화학재난 합동방재센터'를 건립했다. 구미 임수동 구미국가산업단지에서 산동면 백현리로 이전을 앞두고 있는 화학재난 합동방재센터는 환경부와 소방방재청, 가스안전공사, 구미시 등에서 파견한 직원 33명으로 환경팀, 화학구조팀, 고용팀, 산업팀, 지자체팀을 운영, 지역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을 통합 지도'점검하는 등 화학사고에 대응하고 있다.
구미시는 환경부의 그린시티 선정에 주력하고 있다. 환경부는 2004년부터 2년마다 기초자치단체의 환경관리 기반과 환경행정역량을 평가해 모범이 되는 환경관리 우수 지자체를 선정하고 있으며, 환경부의 가장 권위 있는 평가다. 현재까지 대구'경북은 선정된 곳이 없다.
남유진 구미시장은 "사람이 아프면 약을 먹고 치료하듯 구미도 굴뚝, 회색, 연기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를 녹색환경으로 바꿀 필요가 있었다. 일천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 탄소제로도시 선포, 무선충전 전기버스 도입, 안전환경 구축에 힘써온 결과 푸르고 건강하고 안전한 산업도시 구미로 재탄생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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