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롯데 포스트 이인원 후보에 소진세·노병용 하마평

롯데그룹이 비자금 의혹 수사 와중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정책본부장)의 자리를 메우기 위해 조기 인사를 단행할지, 어떤 인물을 발탁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하마평에 오르는 이들이 모두 대구 출신인데다 대구는 백화점, 마트, 쇼핑몰, 아파트 등 부산에 버금갈 정도로 롯데의 사업 색채가 짙은 도시이기 때문이다.

현재 롯데그룹 내부에서는 롯데가 80여 개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 5위의 대그룹인 만큼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부회장이 필요하다는 논리가 강하다. 검찰 수사 상황에서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신동빈 회장의 유고 사태를 대비해야 한다는 측면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사 때마다 거론돼 온 '포스트(post) 이인원' 후보는 소진세(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 사장,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 황각규(정책본부 운영실장) 사장 등 3인이다.

소 사장과 노 사장은 40년 가까이 비슷한 경력을 밟아온 자타 공인의 '라이벌'. 둘은 1969년 대구고등학교를 졸업한 고교 동창으로, 소 사장이 1977년 롯데쇼핑에 먼저 입사했다. 이후 바로 2년 뒤 노 사장도 롯데쇼핑에 들어왔다. 행보도 비슷하다. 이들은 롯데백화점 본점장-잠실점장, 롯데슈퍼 대표-롯데마트 대표 등 요직을 나눠 맡았다.

황 사장은 노 사장과 같은 1979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에 입사해 1995년 신 회장이 그룹 기획조정실 부사장 자리에 오를 때 같은 기획조정실의 국제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최측근이다. 롯데그룹 내부에선 황 사장을 포스트 이인원 '0순위'로 꼽고 있다. 국회청문회 때도 신동빈 회장을 가장 근거리에서 보좌했고 검찰 조사도 맨 먼저 받는 등 측근 중의 측근이라는 것.

롯데 관계자는 "황 사장은 20여 년간 그룹 본사에서 굵직한 인수'합병(M&A) 등을 성사시키며 기획'추진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라며 황 사장의 영전을 조심스레 예측했다.

하지만 3인이 모두 아닐 수도 있다. 문제는 3인 모두 검찰 수사 대상이라는 점이다. 검찰의 롯데그룹 비리 수사과정에서 소 사장은 지난 광복절 연휴에, 황 사장은 25일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 노 사장의 경우 롯데마트 자체브랜드(PB) 가습기 살균제에 따른 폐 손상 피해 사건과 관련, 당시 마트 영업본부장으로서 지난 6월 11일 구속됐다. 롯데그룹은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힘을 모아야 할 때인 만큼 인사를 서두를 계획이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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