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가상현실(VR)과 함께 '4차 산업혁명'의 총아로 주목받는 '드론'(무인기). 글로벌 드론시장은 연평균 32% 성장세를 기록하며 2020년 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한국 드론 시장의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한 대구 토종 드론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사로잡고 있다. 2010년 대구에서 설립한 (주)그리폰 다이나믹스(대표 양희철)가 그 주인공이다.
"우리처럼 대형 드론 제조기술에, 드론 핵심 부품인 탄소섬유(카본) 소재 개발 능력까지 갖춘 기업은 전 세계에서도 드뭅니다."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16 대한민국 IT융합엑스포'(지난달 24~26일)에서 그리폰 다이나믹스는 자체 개발한 상업용 드론들을 선보였다. 지름이 1.4m짜리인 중형 드론(12kg)과 지름이 3m에 달하는 대형 드론(27kg)이 그것. 중형 드론은 40kg까지, 대형 드론은 150kg까지 물체를 싣고 비행할 수 있다. 통상 드론은 지름이 1.4m이상부터 산업용으로 구분된다. 이 드론들은 무선 조종기를 이용해 통상 2km 안의 범위에서 조작할 수 있다.
양희철(46) 대표는 "주로 중형 드론은 영화·다큐멘터리 촬영에 쓰이는 고가의 카메라 장착용으로, 대형 드론은 화물운반·긴급구난용"이라며 "전 세계 드론시장의 70%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이 주로 레저용의 소형 드론 개발에 역점을 둔 것과 비교하면 더 높은 고부가가치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드론시장은 아직은 미성숙 단계다. 양 대표는 "국내 1천300여개 드론관련 업체가 있지만, 이 중 자체적으로 드론을 제작하는 곳은 25~30곳 정도"라고 덧붙였다.
그리폰 다이나믹스는 국내보다 외국에서 더 알아주는 기업이다. 설립 7년차 임에도 글로벌 상업용 드론 시장의 5%를 점유하고 있다. 미국, 독일, 프랑스, 이라크, 아랍에미리트, 호주 등에 영화나 TV스포츠 중계용으로 수출했다. 현재 매출은 10억원대 정도이지만, 농업용·안전점검용·측량용(3D 맵핑) 등 드론의 무궁무진한 쓰임새를 생각하면 성장세는 대단히 밝다.
그리폰 다이나믹스는 경산에 공장을 두고 드론의 몸체를 이루는 탄소섬유 신소재까지 직접 개발하고 있어 경쟁력이 남다르다. 지난해 12월 미국 LA의 군사·산업용 드론엑스포, 올해 5월 뉴올리언스의 드론 박람회 등에 참가, 대형 산업용 드론업체로 현지에서 주목받았다. 양 대표는 "자작이 어려운 대형 드론의 특성상 최근 들어 RTF(Ready To Fly ; 완제품) 형태로의 주문이 많다"고 했다.
그리폰 다이나믹스는 대구에서 진행 중인 국토교통부의 '무인비행장치 안전성 검증 시범사업'(주관기관 경북대)에 주관사업자로 7개 업체와 공동참여하고 있다. 대구시는 달성군 구지면 낙동강 변에
직경 7.4km, 고도 450m의 시험 공역을 정하고 올해 2월부터 드론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고 있다. 드론 업체들이 인적이 없는 곳에서 마음껏 시험비행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리폰 다이나믹스도 이 곳에서 세차례 시험비행을 했다.
양 대표는 "국내 드론산업 활성화에 규제가 여전하고 관련 인프라도 많이 부족해 정부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산업용 드론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드론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포부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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