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내성천의 모래가 돌아왔다

엘니뇨 등 기후변화에 의해 2008년 이후부터 거의 매년 가뭄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2014년부터 시작된 가뭄이 2015년에는 43년 만의 유례없는 극심한 가뭄으로 이어지면서, 전국 강수량이 900.2㎜로 1998년 823.8㎜ 다음으로 적어 전국적으로 최악의 가뭄을 겪었다. 2015년 가뭄을 겪을 당시, 우리나라 전체 다목적댐 17곳 중 9곳이 비상상황에 빠졌으며, 방류량 축소, 용수공급량 감축으로 농작물은 물론, 먹는 물 부족으로 목마른 한 해를 보냈다.

현재 건설 중인 영주다목적댐의 수계인 낙동강 제1지류인 내성천도 예외는 아니었다. 먼저 최근 내성천 유역 강우량을 살펴보면 2011년 1,379.9㎜, 2012년 1,199.2㎜, 2013년 975.2㎜, 2014년 960.2㎜, 2015년 498.7㎜로 최근 5년간 매년 강우량이 줄어들고 있었다. 특히 2015년도에는 다른 지역과 같이 가뭄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었다.

예년 같으면 매년 장마 기간 집중호우로 산과 들에서 물과 모래가 공급되어 지천과 본류의 하천 경사 및 하천 내 유속으로 인해 모래 이동이 이루어져 주요 관광지인 무섬마을과 회룡포의 백사장이 자연적으로 형성됐을 것이다. 그렇지만 2014년부터 가뭄이 심각해져서 상류의 하천수뿐 아니라 유입되는 모래도 감소하였고, 집중호우도 발생하지 않았다. 최근까지도 하천 내 식물들이 하천 바닥에 뿌리를 내리고 번성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일부 단체에서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댐이 원인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영주댐은 2010년 착공 이후 단 하루도 하천수를 막은 날이 없다. 댐을 착공하자마자 물길을 돌리는 유수 전환 터널을 설치하고 나서야 댐을 축조하기 시작했고, 반만년 이전부터 우리나라의 역사와 같이 흘렀던 내성천의 강물과 모래는 댐 건설 중에도 하류로 막힘 없이 공급되었다.

길고 긴 가뭄 끝에 올해 7월 초부터 해갈을 알리는 반가운 단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메말랐던 대지에 숨통이 트였고, 하천 내 유입 수량이 증가되어 모래 이동이 많아졌다. 이러한 집중호우로 무섬마을과 회룡포의 백사장은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었고, 하천 내 식생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일부 단체의 주장과 달리, 최근 장마 기간 중의 집중호우가 내성천 백사장을 회복하는 해결책이었던 것을 보면, 자연은 위대하며 하천은 살아 있는 생명체이면서 항상 환경에 따라 변화하는 경외의 대상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한편, 영주다목적댐은 7월 8일부터 댐 담수가 시작되었지만 댐 하류 하천유지용수 등을 고려하여 현재 하루 130만t 이상의 물을 방류하고 있으며, 댐 준공 후에도 강우 시마다 물을 댐에 채워서 유입량이 적은 갈수기에는 매일 100만t 이상의 물을 하류로 방류할 계획이므로 하천 내 식생의 성장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근거는 낙동강 상류에 위치한 안동다목적댐 하류 30㎞ 지점에 위치한 유명 관광명소인 하회마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곳은 한국의 미와 전통이 있는 역사마을이지만 내성천 무섬마을 및 회룡포와 같이 하천 모래 백사장이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안동댐 운영을 통해 매일 일정한 물을 방류함으로써 하천의 건천화를 막고, 하회마을 인근 하천 모래 백사장의 식생 발달을 억제하는 역할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안동댐은 영주댐과 같이 발전방류와 홍수조절, 용수공급 기능이 있는 다목적댐이다.

올해 말 영주댐이 준공되어 본격적인 댐 운영을 시작하면 댐 하류에 위치한 내성천 무섬마을과 회룡포의 모래 백사장의 아름다운 풍광도 계속 유지될 수 있을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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