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취업도 못한 졸업생에게 도서관 이용료 챙기는 지역 대학

경북대·영남대가 취업을 준비하는 졸업생에게 도서관 이용료를 받아 눈총을 받고 있다. 현재는 취업을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언젠가는 모교(母校)를 빛낼 졸업생에게 돈을 받는 행위는 지역 대학의 근시안적 사고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대학이 취업을 위해 공부하는 졸업생을 당연히 도와야 함에도, 오히려 '재 뿌리는' 행위를 하고 있으니 욕을 먹을 수밖에 없다.

경북대는 졸업생'지역 주민에게 책을 대출하는 명목으로 연회비 5만원을 받고 있다. 연회비를 내더라도 재학생에 비해 차별 대우를 받는다. 시험 기간에는 원칙적으로 도서관 이용을 못하고, 책 대여 권수도 10권에서 5권으로 줄어든다. 영남대도 올해부터 졸업 1년이 지난 취업준비생에게 도서관발전기금 명목으로 연회비 5만원을 받는다. 취업준비생들은 재학 시절부터 공부하는데 익숙한 도서관을 이용하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이용료를 내고 있다.

경북대'영남대 측은 이용료 부과를 당연하다고 여긴다. 도서관'주차공간이 협소하고 재학생의 불만이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서적으로는 안타까운 일이나 재학생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두 대학만 이용료를 받고 있을 뿐, 계명대, 대구가톨릭대, 대구대 등 다른 대학은 졸업생에게 도서관을 무료 개방하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아무리 '대학의 경영'이 중요한 시대라지만, 졸업생에게 부담을 지우는 것은 너무나 옹졸한 모습이다.

5만원이 큰 액수는 아니다. 그렇더라도 취업준비생에게 안겨주는 심적 고통은 몇 배, 몇십 배 이상 클 수밖에 없다. 졸업생들은 취업을 못해 사회나 가정에서 고개를 숙이고 다니는데, 모교에서도 이런 냉대를 받으니 더욱 서럽다고 했다.

그렇다면 대학 당국이 이들 취업준비생이 재학하고 있는 동안 구직에 얼마만큼 도움을 줬는지 묻고 싶다. 대학의 책무는 학생을 졸업시켰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졸업생을 보듬고 보살피는 '애프터 서비스'가 더 중요한 세상이다. 졸업생마저 모교를 욕하면 어느 누가 그 대학을 선호하겠는가. 두 대학은 취업준비생을 울리는 도서관 이용료 정책을 하루빨리 고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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