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도 유등연지 연꽃에 반해 걷다가 발견한 갤러리청담

경북 청도 유등연지와 조화를 이루는
경북 청도 유등연지와 조화를 이루는 '갤러리 청담'.
양승호 작가의 작품
양승호 작가의 작품

막바지 더위를 대구에 남겨두고 도망치듯 넘어온 팔조령. 청도로 진입하는 30번 국도 내리막으로 청도 이서 들판이 한눈에 들어온다. 들판 감상이 끝날 즈음 마주한 샛별교차로에서 왼쪽으로 꺾어 들면 이내 연꽃 무더기가 나타난다.

유등연지다. 유등리(청도군 화양읍)에 있는 연꽃으로 들어찬 못. 못 둘레 한 바퀴 걷는 데 15분 남짓이다. 1㎞ 정도로 크지도 작지도 않다.

통상 뜨거운 8월에 만발한다는 유등연지 연꽃. 드문드문 철 잊은 녀석들이 진한 자줏빛을 내보인다. 못을 감싼 목재데크를 따라 눈을 옮기면 찻집처럼 보이는 건물 몇이 눈에 들어온다. 그 속에 갤러리 하나가 끼어 있다.

◆알고 계셨나요? 갤러리 청담

갤러리 청담은 2006년 문을 열었다. 10년 전부터 유등연지를 찾은 이들에게 눈도장을 찍어왔다. 갤러리 문턱을 넘기 전까지 유등연지의 주인은 연꽃이었다. 그런데 갤러리 안 작품들을 마주하자 생각이 바뀐다. 오만상 푸른 작품들이 손님을 반긴다.

현재 이곳에서는 개관 10주년 기획전으로 '청화백자의 감성전'이 한창 열리는 중이다. 김춘수(서울대 서양화과 교수), 신광석(서울대 명예교수), 김선형(경인교대 교수), 이세용(도예가), 이영호(도예가) 작가의 작품이다.

전시된 작품은 25점 정도. 이 중 김춘수 교수의 '울트라 마린'이라는 작품은 붓으로 그린 게 아니라 손으로 칠하고 바른 작품이다. 40호(가로 1m, 세로 80㎝ 안팎) 크기의 작품 전체가 온통 파란색이다. 비슷한 크기의 비슷한 작품이 잇따라 벽에 걸렸다.

이곳 김성락 대표는 "작품을 가리키면서 '저게 뭐고? 어렵다' 하는 분들이 90%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 작품은 의미가 달라진다"며 "작가가 어떤 형상을 염두에 두고 이미지를 재현한 게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은 바다 같기도 하고 밤하늘 별처럼 보인다고도 한다. 감상자의 눈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도예계의 나훈아, 조용필'도 만나보세요.

갤러리 청담은 도자기 상설전시실도 따로 마련해 두고 있다. 초대 전시한 작가들의 도예 작품들로 가득하다. 특히 이곳의 자랑거리는 '도예계의 나훈아, 조용필'급이라 할 수 있는 양승호, 박순관, 이강효, 정재효의 작품들이다. 자연스러운 소나무 껍질 표면처럼 작품을 빚은 양승호 작가의 작품은 독특한 볼거리다.

도예 작품 중에는 생활용품도 상당수다. 쉽게 말해 찻잔이나 밥그릇이다. 그래서인지 즉석에서 살 수도 있다. 가격대는 최저 5천원부터 최고 3천만원까지다. 작품 한쪽에 새끼손톱만 한 노란 스티커가 붙었다. '5.5'로 적혔다면 5만5천원이다.

이곳을 찾기 전 주의해야 할 점은 갤러리 이름이다. 이곳 김성락 대표는 "'청담갤러리'라고 하면 애먼 곳이 등장한다. 내비게이션은 물론이거니와 녹색 포털 창마저 서울 강남구로 죄다 안내한다"고 했다.

문의=갤러리 청담 054)371-2111, 청도군 화양읍 연지안길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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