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장관 후보 의혹, 민정수석은 몰랐나 알고도 넘어갔나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및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이들이 평균적인 대한민국 국민과는 전혀 다른 세상 사람임을 확인시켜 줬다. 현란한 재테크 솜씨, 재산 신고 누락, 변호사 남편에게 소송 사건 몰아주기, 직위를 이용한 저리 대출과 일반 국민으로서는 꿈도 못 꿀 저가의 전세 임차 등 쏟아지는 의혹을 보면 돈 있고 권력 있는 사람은 '뭔가 다르다'는 음울한 찬탄을 자아내게 한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조 후보자가 지난해부터 올 7월까지 1년 동안 각종 교통법규를 위반해 총 29건의 과태료와 범칙금을 부과받았다는 사실이다. 그 액수가 115만원에 달한다. 돈도 돈이거니와 장관 후보자의 준법의식이 더 문제다. 웬만한 교통법규 위반쯤은 돈으로 해결하고 내 편한 대로 살겠다는 '선민의식'이 아니라면 이해할 수 없는 습관성 법률 위반이다. 박근혜정부 인사 풀은 왜 이런 인사들로 채워져 있는지 한탄이 절로 나온다.

법을 무시하는 점에서 김 후보자도 다를 게 없다. 김 후보자가 농림부 고위 공무원과 공기업 사장을 거치는 10년 동안 어머니가 차상위 계층으로 등록돼 2천500만원이 넘는 의료비를 지원받았다. 부양 의무가 있는 자녀가 있으면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없게 한 현행 법률 위반으로, 더 많은 빈곤 계층이 더 많은 혜택을 받을 기회를 가로막은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이런 사실을 알았는지 여부다. 알았어도 심각한 문제이고 몰랐다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알고도 인사 검증에서 통과시켰다면 국민을 '개'돼지'로 여기는 오만이다. 이철성 경찰청장이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신분을 은폐한 것을 알고도 넘어간 사실은 그 좋은 증거다. 국민이 뭐라 하든 신경 쓰지 않겠다는 것이다.

몰랐다면 민정수석실은 존재의 의미가 없어진다. 민정수석은 진경준 검사장의 주식 대박 비리를 걸러내지 못한 것만으로도 '무능'을 이미 입증했다. 한 번도 아니고 계속해서 인사 검증에 실패한다는 것은 민정수석이 무능한 철밥통이란 얘기밖에 안 된다. 그럼에도 우병우 수석은 천연덕스럽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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